봄빛 화사한 5월로 접어든 후 사흘 동안에도 한인들의 자살소식이 잇달았다. 1일엔 남가주의 40대 한인 업주가 자신의 업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3일엔 40대 한인 금융가가 LA카운티 한 모텔에서 자살했으며 같은 날 실종 한 달 만에 뉴욕 허드슨 강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한인 여대생의 사인도 자살로 밝혀졌다.
신문지면 한 구석에 발생 사실만 짤막하게 실렸을 뿐 이들의 정확한 자살 동기는 보도되지 않았다. 그러나 40대 업주의 경우 평소 우울증 증세를 보였으며 여대생도 실종되기 전 우울증 등으로 인해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살 공화국’ 오명 씻기 대책에 고심하는 한국의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발표한 ‘2013년 자살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한국인들의 자살시도 이유 1위는 우울감 등 정신과적 증상으로 37.9%를 차지했다. 경제적 문제(10.1%)나 신체질병(5.7%)보다 훨씬 많았다. 재미한인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울증은 21세기 인류를 가장 괴롭히는 질병 중 하나로 꼽힌다. 평생 한번이상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15%에 달할 정도로 발병률도 높아졌다. “일시적으로 우울한 기분이나 개인적 나약함이 아니며 자신의 의지로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뇌질환”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걸릴 수 있으며 초기에 치료하면 가볍게 앓다가 완치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아직도 우울증에 대한 관심과 정보가 부족하고, 남이 알까 쉬쉬하는 풍토 탓에 너무 많은 한인환자들이 치료시기를 놓친 채 자살로 치닫고 있다. 한인 우울증 환자중 치료를 받는 비율은 25% 정도로 미국 평균 50%의 절반수준으로 나타났다.
미 질병관리센터 통계에 의하면 봄은 1년 중 자살이 가장 많은 계절이다. 우선 내 가족, 내 주변부터 따뜻한 눈길로 살펴야겠다. 자신감과 삶의 의욕을 잃고 불안해하며 절망하고 외로워하는 증세가 2주 이상 지속되고 있지 않은지, 일상생활이 흔들릴 만큼 심각하지 않은지…관심과 위로에 그쳐선 안 된다. 의사의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하며 치료를 받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가족의 자살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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