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실시된 캘리포니아 예비선거에서 나타난 한인후보들의 성적표는 대단히 고무적이다. 어느 정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은 했지만 투표 결과는 당초 기대를 넘어선다. 특히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정치적 비중이 높은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의 약진은 한인사회의 정치력과 관련해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수퍼바이저에 도전한 미셸 박 후보와 주하원 56지구에 나선 영 김 후보는 여유있게 1위를 차지하며 11월 본선에 진출했다. 이 지역에서 첫 도전에 나선 후보들이 거둔 성과로는 놀랍다. 예선 득표율과 현재의 분위기로 볼 때 11월 본선에서도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캘리포니아뿐 아니라 동부 뉴저지 주에서 연방하원에 도전한 한인 로이 조 변호사가 민주당 예선을 통과, 11월 본선에서 현역 공화당 의원과 맞붙게 됐다. 현역과의 싸움은 항상 힘겨운 것이지만 뛰어난 학력과 지식, 젊은 패기를 내세워 겨룬다면 한 번 해볼 만한 승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인 1세인 김창준 의원 이후 단절된 연방의원의 맥을 로이 조 후보가 이어줄 것을 한인사회는 기대하고 있다.
3일 예비선거에서는 몇 가지 특징을 찾아 볼 수 있다. 남성 후보들보다는 여성 후보들이 선전하고 약진한 ‘여고남저’가 그 중 하나이다. 오렌지카운티의 미셸 박과 영 김 후보를 비롯해 당선을 확정지은 LA 카운티의 앤 박 판사 등 여성 후보자들이 두드러졌다.
남성 후보들이 적었던 것도 원인이었지만 또 한편으로 여성 후보들의 약진은 유권자들에게 마음으로 다가서는 ‘감성’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21세기 정치에 있어 ‘감성’은 식견의 중요성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감성적 호소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치적인 성공을 거두기 힘들다. 정치 도전을 꿈꾸는 한인들이라면 이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또 한 가지 고무적인 사실은 예비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한인후보들이 대부분 1.5세라는 점이다. 주류 정계의 문을 두드리는 데 한국 태생이라는 점은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이미 김창준 의원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다문화 배경은 미국유권자들에게 별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장점으로 여겨지기까지 한다. 후보 개인의 자질이 중요할 뿐이다. 1.5세 정치인들의 도전과 성공은 후대를 위한 고무적인 전례가 될 것이다.
3일 예비선거에서 한인사회는 연방하원, 수퍼바이저, 주하원 등 다양한 레벨의 본선 진출자들을 배출했다. 한 가지 남은 과제는 이번 선거를 통해 얻은 모멘텀을 유지, 확장해 11월 본선에서의 최종 당선으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 남은 5개월 동안 후보자 지원에 커뮤니티의 힘을 모아야 한다.
커뮤니티의 정치력을 끌고 가는 힘은 ‘정치인 배출’과 ‘정치 참여’라는 두 바퀴이다. 예선에서의 성과는 정치인 배출의 전망을 한층 밝게 해 주고 있다. 하지만 정치 참여라는 측면에서는 우려를 던져준다. 전반적으로 투표율이 저조했던 3일 선거에서 한인들의 투표율 역시 그리 높지 않았다.
한인후보를 당선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선거구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 된다. 11월 본선에서는 빠짐없이 투표장으로 나가 줄 것을 당부한다.
당선의 희망을 안고 본선에 진출한 한인 후보자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또 이번 도전에서 실패한 후보자들에게도 따스한 격려를 보내고 싶다. 아무쪼록 이번 실패를 거름 삼아 다음 도전에서는 성공을 거둘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는 11월 본선에서의 수확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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