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축구,‘죽음의 조’서 16강 희망 봤다
▶ 후반 41분 잔 브룩스 결승골…가나에 2-1
미국의 수비수 잔 브룩스가 후반 41분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린 뒤 자신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환호하고 있다.
여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미국 축구대표팀이 경기 막판 터진 교체 수비수 잔 브룩스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를 꺾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감격적인 서전 승리를 따냈다.
16일 브라질 나탈의 에스타디오 다스 두나스에서 벌어진 대회 조별리그 G조 1차전 경기에서 미국은 후반 41분 코너킥에서 터진 브룩스(21·헤르타 베를린)의 드라마틱한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가나를 2-1로 따돌렸다.
이로써 미국은 지난 2006 독일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모두 가나에 패해 탈락했던 빚을 통쾌하게 갚으며 ‘죽음의 조’로 불리는 G조에서 이날 포르투갈을 4-0으로 대파한 독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독일은 토마스 뮐러가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활약 속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침묵을 지킨 포르투갈을 4-0으로 대파하고 우승후보다운 출발을 보였다. 포르투갈은 충격적인 4골차 참패와 함께 주전 수비수 페페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는 악재까지 겹쳐 순식간에 16강 진출이 불투명한 최악의 위치로 추락하고 말았다.
조별리그 2, 3차전에서 각각 FIFA 랭킹 3위와 2위인 포르투갈, 독일과의 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미국으로선 이날 가나와의 경기에서 무조건 승점 3을 챙겨야 한다는 배수진을 치고 경기에 나섰고 경기 시작 30초가 막 지날 무렵 클린트 뎀시가 벼락같은 선제골을 터뜨려 기세좋게 출발했다.
왼쪽 사이드라인에서 얻은 스로인에서 저메인 존스의 터치패스를 받은 뎀시는 폭발적인 드리블로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리고 왼발슛으로 미국에 1-0 리드를 안겼다. FIFA 공식시간은 34초로 월드컵 역사상 6번째로 빠른 골이었다.
하지만 이후 경기는 거의 일방적으로 가나의 페이스로 진행됐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은 전반 21분 팀의 간판 스트라이커인 조지 알티도어가 왼쪽 허벅지근육 햄스트링을 다쳐 들것에 실려 나가는 뼈아픈 악재가 겹쳤다. 알티도어는 17일 정밀검사를 받을 예정이지만 현 상태로는 이번 월드컵에 뛸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한편 그를 대신해 들어온 애런 요한슨은 전혀 존재감이 없었고 미국은 제대로 된 공격을 해보지 못한 채 가나의 일방적인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가나는 특히 미국의 왼쪽 측면을 잇달아 뚫고 날카로운 크로스와 패스를 중앙으로 연결했고 가나의 스타 아사모아 기안은 잇달아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전반 32분 기안의 대포알 같은 슈팅은 미국 골키퍼 팀 하워드의 다이빙 선방에 막혔으나 미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가나는 전반 추가시간 종료직전에도 얼마전 한국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조단 에이유가 결정적 찬스를 놓치고 0-1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다.
이미 알티도어를 햄스트링 부상으로 잃은 미국은 주전 센터백 중 한 명인 맷 비슬러도 전반 막판 오른쪽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끼는 바람에 후반부터 브룩스와 교체해야 했다.
그리고 브룩스는 필드에 나선 직후 긴장했는지 두 세 차례 실수를 범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가나는 후반 내내 계속 맹렬하게 미국 골문을 두들겼다. 가나의 골 결정력 미숙과 골키퍼 하워드의 잇단 선방 덕에 1골차 리드를 불안하게 지켜가던 미국은 끝내 후반 35분 가나에 동점골을 내줘 손안에 들어왔던 승리를 놓친 듯 했다.
왼쪽 측면에서 패스를 받은 기안이 기막힌 백힐 패스로 쇄도하던 안드레 이아유에게 단독찬스를 만들어줬고 이를 이아유가 왼발 아웃프론트킥으로 꽂아넣어 1-1을 만들었다.
이후에도 가나의 공세는 계속됐고 미국은 무승부라도 건지면 다행인 것처럼 보였으나 그 순간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결승골이 터졌다. 후반 41분 오른쪽에서 얻은 코너킥을 그램 주지가 올려주자 공격에 가담한 브룩스가 돌고래 점프로 솟아올라 날카로운 방아찧기 헤딩슛으로 가나의 골문을 갈랐다.
미국 월드컵 역사상 교체멤버가 터뜨린 첫 골이었다. 가나는 더 이상 추격할 힘이 없었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