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년 기다린‘월드컵 키스’“전차군단 확실히 지워주마”
▶ 아르헨티나-독일 내일 낮 12시 결승 격돌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네덜란드와의 준결승에서 페널티킥을 차고 있다.
‘메시 매직’, 막강 ‘전차군단’에도 통할까.
독일과 아르헨티나가 맞붙는 2014 브라질월드컵 결승전이 13일 오후 12시(LA시간)부터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테디엄에서 펼쳐진다. 브라질-독일, 네덜란드-아르헨티나의 준결승에 이어 또 다시 펼쳐지는 ‘유럽 대 남미’ 클래식 매치업이다.
4강전에서 개최국 브라질을 7-1로 괴멸시킨 독일의 파워가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겨 독일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으나 매 경기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기에 섣불리 승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일단은 아르헨티나의 열세가 예상되지만, 아무리 막강한 전차군단이라도 리오넬 메시라는 역대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를 보유한 팀을 무시했다간 큰 코 다칠 수 있다.
독일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 이후 24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복귀했고 이번에 통산 4번째 월드컵 타이틀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끈 포르투갈을 4-0으로 대파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던 독일은 이후 4번의 경기에선 그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가나를 상대로 고전 끝에 간신히 2-2로 비겼고 미국에도 힘겹게 1-0으로 이겼다. 16강전에선 알제리와 연장 혈투 끝에 2-1로 승리했고 이어 프랑스와의 8강전도 1-0으로 통과했다.
하지만 독일은 브라질과의 준결승에서 ‘전차군단’의 막강한 위용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전반 23분부터 6분동안 4골을 몰아치는 가공할 파괴력을 선보이며 7-1 압승을 거둬 다른 팀들에게 공포감마저 안겨줬다.
이 경기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냐 하면 다음 날 벌어진 두 번째 준결승에서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가 전날 브라질이 당한 참사는 없어야 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수비적인 작전으로 나선 것이 120분간 0-0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힘과 스피드, 기술과 전략을 모두 갖춘 독일은 선수 개개인적 측면이나 팀워크에서 모두 거의 약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에 비해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에서 한 번도 확실한 우승후보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어느새 결승까지 왔다. 조별리그부터 8강전까지 모두 1골차 승리를 거뒀는데 메시가 없었다면 한 경기도 못 이길 수도 있었다는 말도 나왔을 정도로 팀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심지어 “아르헨티나의 작전은 메시에게 볼을 주고 모두 비켜나 있는 것 하나 뿐”이라는 빈정거림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네덜란드와의 준결승에선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 아르헨티나의 저력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메시가 상대의 집중마크에 걸려 별다른 활약을 해주지 못했고 팀의 또 다른 기둥인 앙헬 디 마리아 역시 8강전에서 입은 허벅지 부상으로 뛰지 못했지만 네덜란드 역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좀처럼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6경기에서 단 3골만을 내줬고 4경기에선 상대를 영봉시킨 아르헨티나 디펜스가 만약 독일 공격의 실타래를 엉키게 만들 수 있다면 이변을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만 아르헨티나 역시 메시와 곤살로 이과인, 서지오 아게로라는 특급 공격수들을 보유하고 있어 수비가 쉽게 허물어지지 않고 버텨준다면 한 골차 승리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독일로서는 브라질과의 준결승에서 너무 쉽게 이긴 것이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무리 독일이라고 해도 그 같은 승리를 두 번 연속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초반 흐름이 잘 풀려가지 않으면 오히려 초조함으로 경기를 그르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과거 독일은 월드컵 무대에서 압승을 거둔 다음 경기에서 고전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와 독일은 이번이 월드컵 결승에서만 3번째 만남이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결승에선 아르헨티나가 3-2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결승에선 독일이 1-0으로 이겼다. 아르헨티난 28년만의 정상 탈환과 24년만의 설욕을 노리고 있다. 이번엔 누가 영광의 FIFA 월드컵 트로피를 가져갈까. 전 세계의 눈이 마라카낭으로 향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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