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획/한국기업 미주지사들 못된 행태
▶ 오버타임·야근 강요,급여 지급도 차별
회식 참석은 당연시
일정직급 승진 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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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기업의 전자 계열 미주 지사에 근무하고 있는 한인 2세 김모(26)씨는 현재 심각하게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지난 2010년 자부심을 갖고 한국 기업에 입사했지만 지난 4년간 회사 생활 적응이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은근한 차별과 매일같이 반복되는 한국식 회식 문화 때문이다.
김씨는 “같이 근무하는 백인 직원들은 정시 출퇴근은 물론 오버타임 등도 규정대로 지급받고 있는데 오히려 한인 2세 직원들은 같은 미국 시민권자임에도 한국에서 파견돼 온 주재원들처럼 오버타임도 못받고 야근을 강요당하거나 회식 참석을 당연시하는 분위기였다”며 “대기업이라 모든 업무가 미국 노동법에 의해 철저치 지켜질 걸로 생각했던 건 큰 착각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국 기업에 다니는 정모(25)씨도 지난 3년간 겪어온 보이지 않는 차별이 부당하다고 성토했다.
정씨는 “한국에서 파견돼 온 상급자들은 백인 등 타인종 직원들에게는 예의바르게 업무지시를 내리지만 주재원과 한인 2세들에게는 막말도 서슴치 않는다”며 “이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이직을 고려중”이라고 털어놨다.
미국에 있는 한국 기업들에 다니는 한인 2세들이 이처럼 보이지 않는 차별과 한국식 직장 문화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국에서 자랐지만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모국 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도 잠시 뿐, 미국과는 전혀 다른 한국식 직장 문화를 강요당하는 상황에 좌절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부산하기관 미주 지사에 근무하는 LA 지역 한인 2세 박모(24)씨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한인 2세 직원들은 한국에 있는 본사와 원활한 업무연락을 담당해야 한다는 이유 오버타임을 지급받지 못한 채 늦은 시간까지 사무실을 지켜야 함은 물론 주말에 실시되는 갖가지 업무에도 우선적으로 참석을 요구받고 있어 부당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국 유통 기업에 다니는 LA의 강모(23)씨는 “한인 2세로서 한국계 기업에서 근무가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아무리 열심히 근무하더라도 일정 직급 이상으로의 승진에 제약이 따른다는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한인 2세들 뿐 아니라 주류사회에서도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직장문화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 대기업의 미국 진출을 도운 한 미국인 변호사는 몇 해 전 한국인 임원은 “재미 좀 봤을 텐데 한턱 쏴라”며 룸살롱에서 접대를 요구당하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그는 “미국 땅에서 한국 룸살롱이란 게 있는지 몰랐는데 더 가관인 것은 임원이 부하 직원을 막 대하는 것이었다”며 “며칠 뒤 한국 주재원에게 ‘마누라들 사이엔 군기가 더 세다’는 말을 듣고 할 말을 잃었다”고 혀를 찼다.
<이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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