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이민 사기 혐의로 지난해 한국에서 체포돼 구속 수감 중인 LA의 변호사 이문규씨가 미국에서도 기소되었다. 연방 대배심은 3일 투자이민 관련 9건의 사기혐의를 적용, 이씨를 형사 기소했다고 밝혔다.
남가주에서 ‘잘나가는 이민 변호사’로 꼽혔던 이씨가 집중했던 분야는 ‘EB-5’로 불리는 투자이민이었다. 합법적 체류신분만을 허용하는 E-2 투자이민과 달리 5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면 전가족의 신속한 영주권 취득이 가능다다는 점에서 자금력 있는 이민 신청자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영주권 취득도, 투자금 회수도 확실하게 보장받을 수 없어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프로그램이다.
미디어를 통한 적극적 홍보 뿐 아니라 장학금 지급과 무료법률상담 등 커뮤니티 봉사에도 참여했던 이씨는 법률수속만 대행하는 다른 변호사들과 달리 자신이 에너지회사를 설립, 투자금과 수속비용도 직접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연방 대배심의 기소장에 의하면 투자처라던 에너지 제조공장은 착공조차 하지 않았으며 이민서비스국엔 허위서류들을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규모가 막대하다. 94명의 투자이민 신청자로부터 받은 투자금이 4,700만 달러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투자금 회수를 위한 다각적 법적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이중 상당부분이 유용되고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전망은 밝지 않다.
대부분의 사기가 그렇지만 특히 투자이민 사기는 직업윤리를 저버린 전문직 종사자의 탈선과 신분취득이 절박한 신청자들의 기대가 맞물리면서, 거액을 어처구니없이 날리는 대형사건으로 비화되기 쉽다. 영주권은 못 받은 채 돈만 날리는 EB-5 사기 피해가 빈발하면서 당국도 “투자처가 이민서비스국의 승인을 받은 프로젝트인지 반드시 확인하라”고 거듭 당부해 왔다.
그러나 사건이 터질 때까지는 규제가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신청자 자신이 투자업체의 합법성과 변호사의 신뢰도에 대해 사전에 철저히 확인하고 수시로 점검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다.
‘EB-5’ 투자이민 신청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미국실정 어두운 신청자를 노리는 사기도 계속 기승을 부릴 것이다. 유명 변호사의 연방 대배심 기소가 신청자들에게 다시 한 번 경종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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