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중병에는 진단에 앞서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 속 쓰림, 구토,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위암을 의심하게 되는 이치이다. 연방수사당국의 대대적 합동단속 결과 LA 자바시장이 멕시코 마약자금 돈세탁의 온상이었다는 치욕스런 진단이 내려졌다. 업계는 이런 일이 터질 줄 진즉에 알았다는 반응이다. 증상이 있었다는 말이다. 자바의 한인업체들이 이번 기회에 고질적 문제들을 도려내고 거듭나는 결단이 필요하다.
자바시장이 한인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대하다. 3,000여 한인업체들이 5만여 직원을 고용해 연간 2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거둬들이는 수입은 은행, 식당,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타 업종으로 연결되며 타운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자바가 잘 돌아야 타운 경제가 여유로워지는 것은 아직까지 변하지 않는 현실이다.
중병 진단 받은 자바의 구조적 문제들을 짚어보면 근원은 ‘돈’이다. 모든 사업은 돈을 벌기 위한 것이지만 사업 자체보다 돈이 우선이면 문제가 발생한다. 사업을 위해 밤낮으로 뛰는 성실한 사업가들이 대부분이지만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단번에 떼돈 벌겠다는 한탕주의 미꾸라지들이 늘면서 자바시장이 교란되었다.
대형 소매기업체 등 소위 ‘갑’들의 가격 후려치기, 외상거래 관행 그리고 업소 간 가격 인하경쟁, 남의 디자인 베끼기 등 고질적 문제들은 타 업체는 어찌되든 나만 돈벌면 그만이라는 황금만능주의의 소산이다. 자바를 둘러싼 부동산투기 과열현상 역시 한탕주의의 전형이다.
자바가 돈세탁 범죄온상의 이미지를 씻고 건실한 상권으로 거듭나야 하겠다. 첫째, 원칙을 존중하고 법을 지키며 신용으로 뿌리내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불법 편법은 당장은 돈이 될지 몰라도 결국은 그 몇 배로 대가를 치르게 만드는 것이 미국 시스템이다. 투명한 자금운용, 정직한 세금보고는 사업하면서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사업을 키우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겠다.
둘째로 필요한 것은 한인업주들 간의 협력이다. 제살 깎아먹기 식 출혈경쟁은 모두를 죽게 만들 뿐이다. 거대자본들의 ‘갑’질에 당하지 않으려면 한인업체들끼리 뭉치는 길밖에 없다. 의류협회 등 협회를 중심으로 한인업주들이 하나가 되어 함께 대처함으로써 이번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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