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유용 의혹으로 회장과 이사진 전원이 사임하며 휘청거렸던 자원봉사단체 파바월드가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달 새 회장을 선출하고 이사진을 새로 구성한 파바월드의 신임 지도부는 17일 인터뷰를 통해 학생들이 파바의 일원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투명한 단체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10여 년 전 재미한인자원봉사자협회로 출발했던 파바월드는 그동안 수천여명 한인학생들이 참여하면서 한인커뮤니티 최대 규모의 봉사단체로 성장했다. 강과 해변 청소, 각종 퍼레이드 지원 등 흥미롭고 보람 있는 행사에 참가한 후 대학지원에 도움이 될 자원봉사증서를 받을 수 있는 파바 활동이 인기를 모으면서 현재도 15개 지부 1,000여 명 학생들이 소속되어 있다.
대통령 봉사상에 욕심 낸 부모들의 웃돈 행태와 회장의 전횡 등 소문이 공금유용 의혹으로 터진 것은 지난해 11월이었다. 회장이 이사회의 승인도 받지 않은 계좌를 개설하고 수십만 달러를 유용했다는 주장과 함께 재정운영 난맥상이 폭로되면서 회장과 이사진은 동반 사퇴했고 학부모들로 구성된 임시이사회가 들어섰다. 그러나 의혹을 조사해 유용된 공금을 회수하고 관련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다짐했던 임시이사회도 금년 초 사실상 해체되었다. 커뮤니티에 큰 파장을 몰고 왔던 파바 스캔들에 대해 발생 10개월이 지난 현재 알려진 것은 여기까지다.
진상 규명은 하고 있는지, 사법당국에 수사는 의뢰했는지, 공금유용은 누가 얼마나 했는지, 그보다 앞서 수입과 지출을 명시한 회계기록은 존재하는지…아무런 보고도 나오지 않았다. 기록도, 증거도, 증인도 없어 당국에 수사의뢰조차 어렵다는 루머만 떠돌 뿐이다.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새 출발하는 파바월드에게 시급한 것은 이미지 쇄신이다. 재정운영에 대한 상세한 기록 및 명확한 규정과 감시시스템 등 비영리단체의 기본을 갖추고 시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비리의혹을 유야무야로 덮고 갈 수는 없다. 새 지도부는 최소한 조사의 진전에 대해 알리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공개적인 입장정리라도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투명한 단체를 지향하는 진정한 새 출발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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