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로드웨이 ‘떠오르는 스타’뮤지컬 배우 임규진 씨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는 인생의 절망적인 순간이 남들보다 일찍 찾아왔어요. 하지만 당시 쉽게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꿈을 품었죠. 결국 이곳까지 이끌어준 큰 원동력이 됐습니다.”
맨하탄 세인트 피터스 교회에서 지난달 27일 펼쳐진 ‘2014 이노비 가을 후원음악회’의 뮤지컬 공연 안무를 책임진 임규진(사진)씨는 2011년 ‘브로드웨이 라이징 스타 19’에 선정되며 전 세계 뮤지컬의 중심인 뉴욕에서 화려하게 등장했다.
임씨는 2011년 8월 미주리주 애로락에서 막을 올린 세계 최장기 공연 뮤지컬 ‘판타스틱스(Fantastics)’의 주인공 루이자 역을 열연한 뒤 연이어 뉴저지 희곡작가 콘테스트 우승작 ‘디스인챈티드(Disenchanted)’의 뮬란 역, ‘미스 사이공’의 킴, ‘왕과 나’의 탑팀 등의 주역을 차례로 따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임씨는 꿈은 원래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4세 때 시작한 발레가 인생의 전부였던 그녀에게 예고 없는 사고가 찾아왔다. 중학교 2학년 때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며 아킬레스건을 크게 다친 것. 토슈즈를 신고 꼿꼿이 서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임씨는 “무대 위에 다시 설수 없다는 생각에 며칠 동안 방에서 울기만 했었다”
며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갔지만 춤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녀의 타고난 끼와 열정은 오래 갇혀 있지 않았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문득 너무 좋아하던 춤과 노래를 함께 할 수 있는 뮤지컬에 눈을 떴다. 다행히 부모의 허락을 받아 뉴욕 롱아일랜드 소재의 유명 예술학교 ‘파이브 타운스 칼리지(FTC)’ 뮤지컬과에 입학했다. 이후 맨하탄의 ‘아메리칸 뮤지컬 드라마틱 아카데미(AMDA)’에서 학업을 이어갔다.
임씨는 “처음에 아시안이라는 한계 때문에 절망도 많이 했다”면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 결국 아시안 최초로 3학기 연속 최고연기·노래상을 받고 졸업해 ‘브로드웨이 라이징 스타’ 오디션 기회로 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덕분에 백인 배우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판타스틱스’의 주역으로 데뷔하며 꿈을 이루게 됐다”는 임씨는 "아시안 배우에게 언어와 배역의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결코 넘을 수 없는 장벽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종을 넘어선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천지훈 기자> A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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