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총영사관이 민원발급 수수료를 현금이나 수표로만 받는데 대한 불평이 높다. 모든 소비지출에서 현금은 자취를 감추고 크레딧카드가 주로 이용되는 시대에 유독 총영사관에서만 카드결제가 안된다고 하니 민원인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영사관측은 “외교통상부가 정하는 일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그 해명 속에 이미 문제는 내포되어 있다. 한인동포들의 편의보다 내부관행이 더 중요하는 말이다. 전형적인 행정편의주의이다.
총영사관의 ‘불친절’은 한인들의 단골 불만이다. 대기기간이 길고 직원들이 불친절하다는 불평이 그치지 않는다. 친절 불친절은 주관적 평가이니만큼 영사관측으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민원인들 중에는 “왜 안 되느냐?”며 막무가내로 억지를 부리는 사람들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불평이나 억지를 대하는 태도이다. 불평은 불편에서 나온 것.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아야 마땅한 데 선례와 관행만 고집하니 불친절 이미지가 지워지지 않는다. 문제점을 발견해도 이를 고치기보다는 그저 조용히 말썽 없이 넘어가겠다는 태도, 공무원 사회에 팽배한 무사안일주의이다.
총영사관은 한인동포들의 편의와 권익을 위해 일하는 봉사자로서의 의무가 있다. 민원인의 입장을 헤아리는 자세는 필수이다. 여권갱신 등을 위해 영사관을 한번 찾는 것이 민원인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직장에 양해를 구하고 장거리 운전을 해서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어려운 걸음을 해서 서류접수를 마치고 수수료를 내려는 데 ‘카드는 안된다, 현금 찾아오라’는 말을 들으면 불쾌감이 치솟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민원수수료 카드결제는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지난 2010년부터 여권발급 수수료 신용카드 납부제도를 전면실시 중이다. 행정안전부 역시 지난해 연말을 기해 전국 모든 자치단체에서 민원수수료를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민원 불편 해소 그리고 수수료 출납과정의 투명화이다.
총영사관이 카드결제를 ‘외교부 권한’이라며 무조건 ‘안돼요’만 반복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개선의 필요성을 외교부에 적극 알려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일개 동 주민센터에서도 가능한 카드 결제가 미주 총영사관에서는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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