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과 중국계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퀸즈 플러싱의 아시안 인구비율은 2010년을 기준으로 약 45%다. 20%를 차지하는 백인이나 18.4%의 히스패닉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플러싱 거리를 걷다 보면 한글이나 중국어로 된 간판이 영어로 된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눈에 들어온다. 당연한 일이다. 학교를 마치고 뛰어나오는 학생들만 봐도 머리가 까만 학생들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플러싱 일대를 지역구로 둔 정치인만 해도 연방하원의원과 주하원의원, 뉴욕시의원까지 차례로 그레이스 맹, 론 김, 피터 구 등 모두 아시안으로 구성돼 있다.
플러싱을 찾은 지역 주간지 백인 기자가 아시안 기자들에 둘러싸여 함께 취재를 한 적이 있다. 이 때 이런 농담을 던졌다. “소수계(minority)가 된 기분이 어때?”이처럼 아시안은 최소한 플러싱에서 만큼은 소수민족이 아니다. 아시안 색채가 강하고 앞으로도 강해질 그런 동네다.
하지만 플러싱이 ‘백인 동네’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는 월례행사가 있다. 플러싱을 관할하는 109경찰서의 주민 월례회의가 그것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7시30분에 열리는 이 지역 행사는 동네 주민들이 모여 최근 범죄 동향이나 주의사항을 나누는 등 지역 치안과 관련한 매우 중요한 사안들이 논의된다. 일반적으로 서장이 직접 회의를 이끌며 지역 정치인들도 경쟁적으로 참석해 주민들과 소통을 하려 노력한다.
그런데 이 회의에 아시안은 몇 명이나 참석할까? 지난 8일 109경찰서 주민 월례회의장에 모인 사람은 어림잡아 80여명. 이중 아시안은 기자를 포함한 언론인이 5명, 경찰이 2명, 론 김 뉴욕주 하원의원과 피터 구 시의원 등 정치인 2명, 퀸즈 검찰청이 파견한 한인 검사 1명, 한인 경찰자문위원회 관계자 1명 등 모두 11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순수하게 주민자격으로 참여한 한인은 경찰자문위원회 유주태 회장 1명뿐이었다. 나머지는 거의 모두 다 백인 주민들이었다. 이 회의만을 놓고 보면 플러싱은 분명 백인 거주비율이 80%가 넘는 ‘백인 동네’로 느껴질 법 했다.
우리는 남의 동네에 잠시 얹혀살다가 떠나는 존재가 아니다. 플러싱은 엄연한 우리 동네다. 우리 동네 치안문제에 관심을 갖는 건 우리 동네 사람인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남이 대신해 줄 수 없다.
다음 주민 월례회의는 11월12일 플러싱 109경찰서에서 오후 7시30분 열린다. 참석하자. 우리도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주민임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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