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이언츠에 트로피 안긴 5이닝 수퍼 세이브 범가너, 역사적 퍼포먼스로‘전설’반열 등극
▶ 2014 월드시리즈 결산
올해 월드시리즈는 자이언츠의 수퍼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의 파티였다. 월드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한 범가너.
2014 월드시리즈가 5년 만에 3번째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챔피언으로 등극시키고 막을 내렸다.
자이언츠는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25)의 등에 업혀 4승3패로 시리즈를 따내며 2010년과 2012년에 이어 짝수해마다 우승을 차지하는 징검다리 우승 퍼레이드를 이어갔다.
정규시즌에서 자이언츠보다 6게임이나 앞서는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서부조 우승을 차지하고도 디비전시리즈에서 일찌감치 탈락의 고배를 마신 LA 다저스팬들은 또 다시 앙숙팀 우승트로피를 치켜들고 환호하는 모습을 씁쓸히 지켜봐야 했다.
이번 월드시리즈는 범가너를 위한 파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9년만에 월드시리즈 무대에 복귀한 열기로 펄펄 끓어오르는 적지에서 벌어진 시리즈 개막전에서 7이닝동안 3안타 1실점으로 캔사스시티 로열스 타선을 틀어막고 팀에 기선 제압 첫 승을 안긴 범가너는 이어 홈에서 벌어진 5차전에서 4안타만을 내주고 무사사구 완봉승을 던지며 자이언츠를 월드시리즈 1승 앞으로 올려놨다.
그의 퍼포먼스가 워낙 눈부신 것이어서 많은 전문가들은 자이언츠가 시리즈에서 역전패를 당하더라도 월드시리즈 MVP는 범가너의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만큼 인상적인 퍼포먼스였지만 범가너의 활약은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었다.
사실 범가너가 4차전이 아닌 5차전에 등판해 완투하자 6, 7차전 등판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많은 전문가들은 자이언츠가 앞서있는데도 불구, 홈에서 마지막 2연전을 치르는 로열스의 우세를 점쳤다. 그리고 로열스는 그 예상대로 6차전을 10-0 압승으로 따냈고 많은 사람들은 로열스의 승리를 낙관했다.
하지만 그들은 한 가지를 간과했다. 바로 범가너의 존재였다. 범가너는 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자신이 구원투수로 던질 수 있다고 밝혔다. 자기 몸을 팀을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됐다는 비장한 각오를 말한 것이 아니었다. 완투를 한 뒤 단 이틀 뒤에도 충분히 상대를 압도할 만큼 잘 던질 수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 사실을 담담히 밝힌 것 뿐 이었다.
물론 6차전에선 그가 나올 이유가 없었다. 져도 7차전이 남아 있는데다 로열스가 2회에 7점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짓는 바람에 자이언츠로선 버린 경기가 됐다.
하지만 최종 7차전은 달랐다. 양팀 모두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총력전이 된 이날 경기에서 범가너의 출격은 시간 문제였다. 그리고 4회초 자이언츠가 1점을 뽑아 3-2 리드를 잡으면서 로열스팬들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자이언츠는 5회말 3-2 리드를 범가너에게 지켜달라고 부탁했고 에이스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5회말 선두타자에 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내리 14명의 로열스 타자들을 잡아냈다. 그 사이 로열스는 팀의 최대 무기인 필승조 불펜을 풀가동해 자이언츠 타선을 잠재우며 1점차 간격을 유지시켰으나 점수를 못내는 이상 이길 방도가 없었다.
그러던 로열스가 벼랑 끝에 몰린 9회말 2사후 한 줄기 빛을 봤다. 알렉스 고든의 중전안타 타구를 자이언츠 센터필더 그레고 블랑코가 뒤로 빠뜨렸고 뒤를 받친 레프트필더 후안 페레스마저 볼을 더듬으면서 고든이 3루까지 진루했다. 하지만 여기서 고든이 홈까지 파고들지 못한 것이 결국 로열스의 패배를 결정지었다.
TV 리플레이로 보면 고든이 홈에 파고들었을 경우 완벽한 릴레이 송구가 아니라면 살았을 가능성이 높았다. 타이밍 상 위험하다고 해도 범가너를 상대로 2사후 적시타가 나올 확률보다는 훨씬 성공 가능성이 높았는데 이를 포기한 것이었다. 결국 범가너는 살바도르 페레스를 3루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시리즈 승부를 끝냈다.
완봉승을 거둔 뒤 사흘만에 다시 나서 무려 5이닝 세이브를 따낸 것이었다. 5이닝짜리 세이브란 들어본 적도 없는 것이어서 메이저리그 공식 스코어키퍼는 경기 직후 범가너를 승리투수로 판정했다가 약 1시간 뒤 그의 기록을 세이브로 정정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의 진정한 승리투수는 범가너라는 사실에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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