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콘서트가 끝나고 정장수 목사(오른쪽부터), 정종원 목사, 허지애씨, 박갑수 목사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가을은 감사의 계절이다. 열매를 수확하고 한해를 정리하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홀로 설 수 있겠는가. 결실의 크기를 떠나 하나님과 주변 사람에게 고마운 심령을 가질 때이다.
추수감사절이 다가오면서 교회서도 감사의 믿음을 담은 크고 작은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위치한 올림픽장로교회에서 ‘땡스기빙(Thanksgiving) 콘서트’가 열렸다.
이 날 콘서트에는 한국에서 찬양사역자로 널리 알려진 이민교회의 목회자들이 무대에 섰다. ‘꿈이 있는 자유’의 정종원 목사와 ‘냉수 한 그릇’의 박갑수 목사가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애창되는 자신들의 대표곡들을 불렀다. 엘로힘 찬양팀과 싱어송 라이터 허지애씨도 자리를 함께 했다.
가을색이 짙게 드리운 주말 저녁, 중후한 바로크풍의 예배당에 모여든 사람들은 가슴에 스며드는 찬양가사를 곱씹었다. 인생과 신앙의 토대를 이루고 방향을 이끌어가는 창조주의 섭리에 다시 한 번 순종을 다짐하는 시간이었다.
올림픽장로교회 정장수 담임목사는 이 자리를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담은 따뜻한 노래가 있는 콘서트’라고 소개했다.
“어느새 일 년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추수감사절이 지나가면 곧 성탄절이 오고 연말연시입니다. 감사의 마음은 한 해를 정리하는데 중요한 기본이 됩니다. 감사 없이는 마무리가 되지 않아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가족과 직장 동료 그리고 이웃과 세상에 두루 감사할 때 비로소 지나온 시간과 자신이 거둔 열매에 대해 명확한 평가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날 정종원 목사는 ‘목수의 이야기’와 ‘마음 다해’ 그리고 ‘소원’을 불렀다. 잔잔히 흐르지만 도도한 물결을 이루는 강물과 같이, 정 목사 특유의 음색은 예배당 높은 천장 서까래와 사방의 하얀 벽을 타고 울리며 감동을 자아냈다.
‘내 입술로’ ‘내 영이’ ‘주의 인자하심이’ ‘이 땅에 오직’ ‘하나님은 너를 지키시는 자’ 등 지금도 지구촌 한인교회 곳곳에서 노래되는 주옥같은 찬양곡들이 그의 작품이다. ‘꿈이 있는 자유’는 지금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정종원 목사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아이 엠 처치’(I Am Church)라는 교회를 이끌고 있다.
“감사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감사한다는 자체가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한다는 거니까요. 어떤 환경에서도 하나님은 옳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는 증거입니다. 믿음의 표현이죠.”
그가 담임으로 섬기는 교회는 지난달 세 명의 집사를 세우는 임직식을 가졌다. 교회를 개척한 지 무려 5년 만에 처음으로 집사가 나온 것이다. 일부 교회가 새 신자나 다름없는 교인에게 장로, 권사, 집사 자리를 남발하는 세태와는 사뭇 딴 판이다.
“집사는 리더인데 지도자가 무너지면 교회가 제대로 설 수 없기 때문에 마음대로 세울 수가 없었다”며 올해 가장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콘서트에 함께 출연한 박갑수 목사는 허지애씨와 함께 듀엣으로 대표곡 중의 하나인 ‘이사 갈 준비’를 불렀다. 천국으로 갈 날이 가까운 새 신자 할아버지의 신앙을 위트 있게 전하는 찬양곡이다. 궁극적으로 가장 감사할 일은 영원한 생명을 얻은 것이라는 의미였다.
이제 한인타운 한 자락에서 불붙은 감사의 촛불은 일 년을 갈무리하는 11월의 바람을 타고 곳곳으로 번져나갈 태세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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