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노인층의 빈곤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한인가구의 중간소득은 미국 내 27개국 아시아계 노인층 가운데서도 최하위권으로 집계되었다. 연 2만1,382달러다. 아시아계 노인층 평균 4만4천달러나 미 전체 노인층 평균 3만4천달러보다 훨씬 낮다. 전미은퇴자협회(AARP)가 이번 주 발표한 아시아계 노인 경제상태에 관한 보고서 내용이다. 2013년 AARP 보고서에선 한인노인 5명 중 1명이 빈곤층으로 미 전체 노인층 빈곤율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었다.
자녀들의 초청으로 도미해 처음부터 웰페어에 의존해 살던 한인 이민사회 형성기의 노인층만이 아니다. 미국에서 반평생 일한 후 은퇴한 60~70대가 한인 노년층의 상당부분을 차지한 요즘도 빈곤상황이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한인사회의 노후대책이 얼마나 부실한가를 말해준다. 원인은 여러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자녀가 나이든 부모를 봉양하는 문화권에서 성장하며 ‘은퇴 플랜’이라는 개념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한인사회의 경제구조가 제도적 지원 없이 개인 각자가 노후를 스스로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소규모 자영업자 비율이 높고, 직장연금을 제공하는 대규모 업체가 적어 일반 미국인들처럼 직장연금 혜택을 누리는 고용주도, 종업원도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지난해 한 서베이에 의하면 한인 40~50대 연령층의 10명 중 8명은 “뾰족한 은퇴대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물으면 이들 대부분은 “먹고 살기도 힘든데…노후대책은 꿈일 뿐이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컨슈머리포트가 실시한 전국조사에서 은퇴자들은 “은퇴 준비를 너무 늦게 시작하고, 너무 적게 저축한 것”을 가장 후회한다고 꼽았다.
이젠 한인들도 각 개인의 재정계획에서 우선순위를 재고해야 할 때다. 노후대책이 자녀교육 못지않게 시급한 중대과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소셜시큐리티 연금에만 의존하기엔 평균수명은 너무 길어졌고 생계비는 너무 비싸졌다. 마음을 비울 수 있어 노년은 행복한 시기라는 연구조사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본생계가 불안한 노년은 행복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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