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기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이하 평통) 미주지역 위원 신청자를 접수한 결과 일부 지역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하는 등 전반적으로 저조한 경쟁률을 보이면서 평통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나치게 위원수가 많은 만큼 규모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축소론’에서부터 평통의 존재 이유를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다는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남가주 지역의 경우 160명의 자문위원을 모집하는 LA 협의회에 210명이 지원했으며 105명을 임명하는 오렌지·샌디에고 협의회 지원자도 140명에 그쳐 예년보다 경쟁률이 크게 낮아졌다. 평통에 쏠리는 관심이 그만큼 저조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 평통은 단체 이름이 말해주듯 본국정부의 통일관련 정책에 대해 건설적으로 자문을 함으로써 남북화해와 통일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6기까지 평통이 과연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해 왔는지 묻는다면 고개를 끄덕이기 힘들다.
이유는 간단하다. 평통이 필요로 하는 식견을 전혀 갖추지 못한 인사들이 위원으로 대거 임명되고 행세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평통은 본래 취지에서 크게 벗어난 ‘유사 친목단체’로 전락해 왔다. 그런 가운데 정말 통일정책에 관심 있는 인사들은 점차 평통을 외면해 왔다.
일단 평통에 가장 시급한 것은 위원 구성을 다양화 하는 일이다. 이번 평통 지원 현황을 보면 여성들과 40대 이하 젊은층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평통이 무기력에서 벗어나려면 구성원들이 젊어지고 여성비율도 높아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통일문제에 해박한 학자들도 좀 더 많이 영입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존재는 평통 내의 토론을 활성화시키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 최종 인선에는 이런 점이 적극 고려돼야 한다.
이와 함께 평통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문제도 진지하게 검토할 시점이 됐다. 각 지역협의회 위원수가 100명을 크게 넘어서는 구조로는 밀도 있는 협의와 토론이 불가능하다. 이것은 수많은 인사들에게 감투를 안겨주기 위한 관변단체라는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는 길이기도 하다.
평통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를 계속 외면한다면 평통 무용론은 갈수록 거세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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