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남가주에서 아들이 어머니를 살해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라크 참전용사인 니콜라스 김(30)씨가 50대 중반의 김소현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어머니는 사망하고 아들은 1급 살인혐의로 기소되었다. 숨진 김씨는 평소 활달한 성격으로 전공인 음악을 통한 봉사활동에 열심이었던 반면 그 이면에서는 아들에 대한 불안으로 한시도 마음을 놓지 못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슴 아파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정신질환’으로 알려졌다. 존속살해 사건이 터지면 흔히 제기되는 부모 측의 학대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숨진 김씨는 두 아들이 어렸을 때 남편과 이혼한 후 홀로 아들들을 키우느라 최선을 다했던 것으로 지인들은 전한다.
아들 김씨에게서 정신질환 기질이 언제부터 나타났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그가 이라크에 파병돼 싸우고 돌아온 후 증상이 심각해졌다는 점이다. 전장에서의 충격 후유증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이다. 아들의 상태가 날로 악화하고 폭력적이 되면서 어머니는 아들을 보훈병원에 입원시키려 했지만 대기환자가 너무 많아 차례를 기다리던 중이었다고 한다. 미국이 아프간, 이라크 전쟁을 거치면서 한인사회에도 참전용사가 적지 않은 만큼 이번 사건이 던지는 숙제가 있다.
첫째, 참전용사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PTSD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유사 사건 발생 위험을 계속 키우고 있다는 말이 된다. 연방 보훈청 통계에 의하면 이라크 참전 용사의 20%, 아프간 참전 용사의 11%가 PTSD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들을 방치한다면 언제 어떻게 터질 지 모를 시한폭탄이 될 수가 있다. 보훈병원의 시설확충이 시급하다. 아울러 환자가 완치될 때까지 장기치료를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둘째, 정신질환에 대한 개별적 인식을 높여야 하겠다. 정신질환 기질은 유전적인 경우가 많고, 어린나이부터 성격장애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부모들은 이를 정신건강 문제로 인지하지 못해서 조기치료의 기회를 놓친다. 아울러 환자가 폭력적일 경우 아무리 가족이라도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두어야 한다. 한인 정서로는 불편한 일이지만 때로는 그것이 어머니는 목숨을 건지고 아들은 살인자가 되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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