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7.8의 강진이 뒤흔들고 지나간 네팔의 참사현장은 참담하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의 산자락, 활기찼던 도시 곳곳은 폐허로 변한 채 빗속에 노숙하는 천막촌이 들어섰고 구호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외곽지역에선 며칠째 굶은 주민들이 맨손으로 건물더미 속에서 가족의 시신을 꺼내고 부상자를 돌보고 있다. 전염병 확산 우려 속에 불안이 가중되면서 기본구호조차 펼치지 못하는 허술한 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분노가 암울한 상황을 더 한층 절망적으로 몰아가고 있다.
지진발생 엿새째인 30일, 네팔정부가 발표한 사망자는 5,500명으로 늘었다. 부상 1만여명, 완전파괴 건물 13만여채, 이재민 800만명 등으로 집계된 피해상황은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끊임없이 계속되던 여진이 잦아들면서 한편에서 복구 작업이 시작되고 있긴 하지만 전기와 통신망이 끊기고 도로와 주택이 사라진 거리엔 “희망의 소리가 꺼져가고…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사방에 가득하다”고 현지 특파원들은 전하고 있다.
식량과 물, 구호장비와 의약품, 의료진과 건설요원…네팔엔 지금 모든 것이 부족하다. 음식과 물을 얻으려고 길게 줄 선 이재민들의 지친 모습, 쓰레기더미를 뒤져 연명하는 사람들의 사투를 담은 뉴스는 생지옥을 헤매는 삶이 아직도 한참 계속될 것임을 말해준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로 정국마저 혼란스런 네팔의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구조와 수색에 나서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국제사회가 한 마음으로 구원의 손길을 보내고 있어 다행이다. 미국과 유럽연합, 한국과 중국 등 전 세계 국가들도 지원에 앞장섰고 ‘국경없는 의사회’로부터 LA의 자원봉사팀 ‘리치 아웃 월드와이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민간단체들도 다투어 현장으로 달려가 힘을 보태고 있다.
“우리의 마음을 담아 여러분께 드립니다”라는 위로와 함께 LA의 페어팩스고교 학생들도 모금운동을 시작했다. 본보도 미 적십자사와 함께 네팔 지진 이재민을 돕는 성금을 모금하고 있다. 그들이 절망을 딛고 일어날 수 있도록 따뜻한 마음을 모으는데 적극 동참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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