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의 공인회계사 사무실이 압수수색당한 사건은 심상치가 않다. 지난 6일 연방 국세청(IRS)과 가주 조세형평국(BOE) 등 세무당국 합동 단속반은 한인타운에서 꽤 이름이 알려진 공인회계사의 사무실을 급습해 한인 유명 의류업체 세무관련 자료들을 압수했다. 여러 정황 상 이번 압수수색은 해당 업체의 탈세혐의를 조사하고 수사를 종결짓는 개별적 단속으로 보기 어렵다. 이번 단속을 신호탄으로 다운타운 대형 의류업체들 그리고 관련 회계사들이 줄줄이 수사 선상에 오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깊다.
사건의 근원은 다운타운 자바시장이다. 당국의 궁극적 타깃도 자바이다. 지난해 9월 연방수사당국의 대대적 기습단속 결과 자바는 멕시코 마약조직의 돈세탁 창구였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현금 9,000만 달러를 포함해 1억4,000만 달러의 금품이 압류된 초대형 사건이었다.
당시 수사대상이 된 20여 업체 중 14개 업체가 한인업체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후 수사당국은 수사대상을 75개 업체로 늘렸다. 돈세탁을 포함, 자바시장의 불법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필시 상당수의 한인업체들이 수사선상에 올라있을 것이다. CPA 사무실 압수수색을 개별적 탈세 수사로만 보고 넘길 수 없는 배경이다. 자바시장 한인업체들이 술렁이고 타운의 공인회계사들 사이에 불안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관계 당국이 유독 한인 커뮤니티를 타깃으로 삼는다는 느낌이 우리에게는 있다. 세무감사, 노동법 위반, 불법 주류판매 등 단속 때마다 당국이 눈에 불을 켜고 살피는 곳이 한인 커뮤니티이다. 우리로서는 불공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단속했다하면 성과가 있으니 무작정 항의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커뮤니티가 불법 편법의 온상, 단속의 단골 타깃으로 굳어지지 않으려면 이 기회에 문제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커뮤니티의 구조적 문제는 우선 ‘현금’에서 시작된다. 현금거래 자영업에 많이 종사하면서 돈만 챙기고 세금은 안내려다 보니 각종 불법 편법이 동원된다. 둘째는 불법에 대한 무감각이다. 불법인 줄 알면서도 ‘못하는 게 바보’ 라는 인식이 퍼져있다. 그래서 쉽게 돈 버는 일이라면 마약조직 돈세탁도 마다않는 경우가 생겨난다.
자바의 한인업체들에 대한 단속이 확대된다면 타운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불법은 당장은 달콤하지만 결국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하겠다. 더디 가더라도 법과 원칙을 지키며 정직하게 한발 한발 나아가는 커뮤니티가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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