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디아스포라 가속화
▶ 시애틀*보스턴등 타 IT도시로 이주***미래위해 ‘바이’
실리콘밸리 대기업에 다니는 엔지니어 등 직장인들도 베이지역의 높은 물가와 집값 때문에 다른 지역 및 타주로의 이동이 가속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부동산 전문업체인 레드핀(Redfin)의 분석에 따르면 테크놀로지 및 스타트업 기업의 호조로 SV가 전성기를 맞고는 있지만 살인적 물가를 감당하기 힘들어 ‘엑소더스’(대이동)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레드핀은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의 베이지역민들이 시애틀, 포틀랜드, 보스턴, 오스틴, 시카고 등지로의 이주를 위해 집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글랜 켈만 레드핀 CEO는 “2011년, 레드핀을 이용하는 베이지역민의 7명 중 1명이 이 지역 밖에 위치한 집을 구하는 걸로 나왔지만 현재는 4명 중 1명꼴로 조사됐다”며 “보스턴의 한 브로커는 ‘SV에서 이사 오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는 말을 할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또 “SV와 베이지역을 떠나는 이들 중 대부분은 생활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면서 “기술직 종사자들이 베이를 떠나는 ‘디지털 디아스포라’(흩어짐)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켈만 CEO는 SV의 주택 중간가는 이미 100만달러를 넘어섰고, 이는 SV와 비슷한 테크놀로지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시애틀과 보스턴에 비해 2배, 신흥 기술도시로 부상한 포틀랜드, 덴버, 오스틴에 비하면 3배나 집값이 비싸다고 지적했다.
SV의 기업들이 이들 도시에 비해 봉급은 더 많지만 비싼 물가를 지탱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월급의 50%를 집세로 내는 일명 ‘화이트 컬러 워킹 푸어’가 속출하고 있고,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해 타주로 떠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레드핀에 따르면 산호세 지역에서 일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연봉은 11만2,000달러로 보스턴 8만3,300달러, 포틀랜드 7만9,700달러보다 많다. 하지만 SV지역의 주택 중간가는 105만달러로 나타나 보스턴 48만달러, 포틀랜드 37만5,000달러에 비해 무려 50만달러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봉급과 주택 가격 외에 신생기업들의 터전이 되는 상업용 렌트비도 SV는 덴버와 포틀랜드, 오스틴, 시애틀에 비해 50%나 비쌀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다고 덧붙였다.
이삿짐 전문회사로 산호세에 본사를 둔 피드몬트 무빙 서비스의 마크 벨트라모 대표는 “특히 최근 들어 고액 연봉을 받는 테크놀로지 기업의 직원들이 SV를 떠나 타주로 가고 있다”며 “아예 회사가 타주로 옮겨가거나 집세를 줄이고 보다 안락한 삶을 살기 위해 이사가는 SV 기술직 종사자들을 자주 보게 된다”고 말했다.
7월 포틀랜드로 이사를 결정한 쿠퍼티노 거주 한인 K모(39)씨는 “잘나가는 IT 기업에서 일한다고 타주나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부러워하지만 매달 집세와 차 값, 아이들 학원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며 “이런 식으로는 돈을 모을 수 없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타주로 직장을 알아보게 됐고, 여기보다 모든 면에서 만족해 이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받는 월급보다는 조금 적지만 이 돈으로 그 곳에 가면 저축도 하고 미래를 위해 더 많은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라며 반가워 하면서도 “SV가 좋기는 하지만 버티기가 너무 힘들었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이같이 “베이지역에서 더 이상 못 살겠다”는 기술직들의 대이동이 점차 확대되자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다”는 대기업과 달리 일부 중소기업에서는 고급 두뇌들의 타주 유출이 가속화 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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