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인사회를 낯 뜨겁게 만드는 일들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뉴욕지역 네일 업계의 열악한 노동실태를 폭로했던 뉴욕타임스가 이번 주에는 뉴욕한인회 내분사태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 지면에 뉴욕한인회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쉬쉬해야 할 집안싸움이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하지만 뉴욕한인회 하나가 주류언론에 보도된 것일 뿐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는 한인단체들은 한둘이 아니다. 미주한인회 총연합회도 내분 끝에 두 명의 회장이 들어서는 ‘한 지붕 두 가족’ 사태로 치달으면서 깊은 내홍에 빠져있다. 한인단체들의 내분과 분열이 끊이지 않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다. 가장 근본적인 것은 이런 단체들을 통해 명예욕을 충족하려는 이민 1세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데 있다. 하지만 한인사회 단체장은 명예나 권력을 위한 자리가 아니며 그래서도 안 된다. 그래서 단체장을 원하는 인사들은 화합과 봉사를 앞세운다. 그럼에도 이런 인사들이 종종 화합은커녕 온갖 추한 분란의 당사자가 되곤 한다. 입으로는 ‘멸사봉공’을 외치지만 행동을 보면 완전 ‘멸공봉사’이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남가주라고 해서 뉴욕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한미동포재단은 이사들 간에 수년째 진흙탕 싸움을 벌여오고 있다. 그러면서 단체 위상이 바닥에 떨어졌을 뿐 아니라 소송비용으로 재정까지 거의 바닥 난 상태이다. 또 다른 단체에서는 현 이사장과 전직 이사장들 간에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한인사회는 지난 수십년 사이에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곳곳에서 터지는 단체 싸움을 보노라면 의식 수준은 아직 외형적 성장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것 같다. 한인들의 권익을 지키고 돕는 일로 언론에 오르내려야 할 한인단체들이 싸움질 할 때만 뉴스거리가 되는 현실은 너무 서글프다.
한인단체들은 뉴욕한인회의 감투싸움 추태를 남의 일 보듯 해서는 안 된다. 뉴욕한인회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자신들의 모습이 커뮤니티와 주류사회에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 진지하게 성찰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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