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를 특정 후보나 정당에 유리하도록 부자연스럽게 분할하는 것을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이라고 한다. 1812년 매사추세츠 주지사였던 엘브리지 게리가 자신이 속한 공화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재조정했는데 그 모양이 도롱뇽을 닮은 전설 속의 괴물 샐러맨더(salamander)와 비슷해 ‘게리맨더’라고 용어가 생겨났다. 밀실 정략에 의한 게리맨더링의 산물 중 하나가 바로 LA 시의원 선거에서의 한인타운 분할이다.
LA의 시의원 선거구는 총 15개다. 그런데 크지도 않은 한인타운이 4개의 선거구로 쪼개져 있다. 타운의 중심부는 10지구와 13지구로 나뉘어졌고 서쪽 끝은 4지구에, 동쪽 끝은 1지구에 걸쳐 있다. 이리저리 찢고 붙인 각 선거구들의 모양새는 샐러맨더 못지않게 기형적이며 타운 내 한 샤핑몰의 경우 10지구와 4지구로 갈라지는 상황까지 빚어냈다.
한인타운 선거구 단일화는 소수계 이민인 한인들의 정치력 결집을 위한 가장 기본 여건이어서 커뮤니티 성장발전에 대단히 중요한 이슈다. 한인 유권자들의 표를 하나로 묶어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어야 장기적 타운개발에서 당장의 상가치안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의견과 요구를 제시하는 보이스에 힘이 실린다. 표가 결집되면 한인 시의원 뿐 아니라 한인에게 도움 되는 시의원 선출에 스윙보트 역할도 할 수 있다.
한인타운을 조각낸 2012년 LA시 선거구 재조정안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제기한 무효화 소송은 금년 2월 연방법원에서 기각 당했다. 캘리포니아 주법원에서 주 헌법 위반을 들어 다시 소송을 제기할 기회는 열어둔 상태이지만 성사여부는 불확실하다.
선거구는 10년마다 한 번씩 실시되는 연방센서스조사를 바탕으로 재조정된다. 2020년 센서스통계가 나오는 2022년 무렵이면 현 선거구에 대한 재조정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7년은 긴 세월이지만 넘어야 할 장애가 많은 ‘LA 한인타운 선거구 단일화’를 실현시키기엔 결코 넉넉한 시간이 아니다.
한인 커뮤니티의 민의를 모으고 주류사회 지원을 받아 어떤 캠페인을 어떻게 펼쳐야 할지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데이빗 류 시의원 당선을 계기로 정치력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이 한껏 뜨거워진 지금이 단일화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할 가장 적절한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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