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가 믿을 수 없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최하위로 예선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한국팀이 오타와에서 벌어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강호 스페인에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서로 부둥켜 안고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으며 이를 TV로 지켜 본 많은 한인들도 따라 눈물을 흘렸다. 차별과 무시를 참아내며 묵묵히 흘려온 피와 땀이 마침내 결실을 거둔 것이다.
상대였던 스페인은 명문 FC바르셀로나 산하 여자축구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강호. 한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좋은 여건에서 훈련하고 경기를 해 온 팀이다. 전반전 스페인의 일방적 공격이 계속되고 첫 골을 허용하면서 승부는 완전 기운 듯 했다. 하지만 후반전 한국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근성과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계속 압박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5년판 ‘우생순’ 드라마를 써냈다.
‘오타와의 기적’이 한인들에게 더욱 감격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여자 축구선수들이 감내해 온 환경과 처지가 남의 이야기 같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여자축구의 위상은 소수민족의 그것과 비슷하다. 열악한 인프라와 지원 속에서도 선수들은 “언젠가는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하나로 최선을 다해왔다. 스페인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후 선수들은 “우리가 계속 잘한다면 여자축구에 대한 인식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또한 이런 희망과 마음가짐으로 이민생활을 일궈가고 있지 않은가.
‘오타와의 기적’은 불굴의 의지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 주였다. 그리고 이민자인 우리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줬다.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는 모습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는 것을 어린 여자선수들은 일깨워 주었다.
새로운 역사를 쓴 낭자들이 또 한 차례 위대한 목표를 향한 도전에 나선다. 일요일인 21일 몬트리얼에서 세계 랭킹 3위의 강호 프랑스와 8강 진출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객관적 전력에서는 분명 열세이지만 이들에게는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다. 그리고 월드컵 직전 랭킹 2위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비긴 전력도 있다. 그러니 ‘몬트리얼의 기적’ 또한 얼마든 가능하다. 한국 낭자들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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