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복지 어디까지 왔나
▶ “당당하려해도 주눅이 드네요”
중국•일본등 타 인종 노인복지기관 이용
아시안이라 문화•음식 맞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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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이민역사가 올해로 112년이다. 1903년 하와이 사탕수수 노동자로 미국에 첫 발을 내딛었고, 이후 1960년대 초중반부터 한국인의 미주이민이 본격화됐다. 한인사회의 초창기 이민세대가 백발의 노인이 됐지만 한인사회의 노인복지 수준은 20,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자리걸음이다. 일본과 중국 커뮤니티의 복지서비스에 의존해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이에 한인사회 노인복지의 현주소와 타 커뮤니티의 대표적 노인복지 단체를 조명하려 한다.
<1> 한인사회 ‘더부살이하는 노인복지’
<2> 일본 ‘기모치’ 노인문제 커뮤니티가 나선다
<3> ‘온락’ 노인케어의 대표적 성공 모델
<4> ‘온락’ 크기•지원 스케일 다른 대륙의 힘
<5> 한인노인들 “노인회서 외로움은 달래지만 아픈 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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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이민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에 온 이들을 가리켜 이민 1세대라고 부른다. 미 법무부 이민국의 2000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1961-1970년 한국에서 3만4,426명이 미국으로 이민 왔다. 1971-1980년 26만7,637명, 1981년-1990년 33만7,746명이었다.
60년대 초반 이민 올 당시 대부분 20-40대 사이였던 이들이 50년의 세월이 지나 이제 70-90살이 됐다. 1세대가 이미 고령화로 접어들었고, 70-80년대에 이민 온 세대들도 60-80살이 넘었다.
이들의 상당수는 미국에 도착한 순간부터 가족을 부양하면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았다. 아무리 미국에 오래 살았어도 성인이 돼서 왔고, 학업이 아닌 이민으로 온 이상 학교보다는 일터에서 간단한 ‘생존영어’를 배웠다. 그러다 보니 영어도 서툴고, 문화도 낯설다.
이제 이 세대들이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됐다. 하지만 의료복지 등 혜택을 받으려면 중국, 일본 등 타인종 커뮤니티에 손을 벌려야했다. 베이지역에 퍼져 있는 중국 커뮤니티가 설립한 노인복지기관인 ‘온락’이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점차 사우스베이로 기관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일본 커뮤니티의 ‘기모치’가 그것이다.
두 기관 모두 오래전부터 한인 소셜워커들을 고용해 노인복지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한인노인층을 흡수하고 있다.
박모(77) 어르신은 “여기에나 가야 한인이 와서 병원에 데려다주고 통역도 같아가서 해주고 약도 타다주는 번거로운 일들을 도와준다”면서 “신청하면 점심도 집으로 가져다주고 몸이 불편하면 가사 도우미 서비스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중국, 일본계 시설을 한인노인들이 이용하는 데는 주류사회 서비스에 비해 아시안에 특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용자나 기관의 관계자들 90% 이상이 같은 아시안이라 부담도 적고 영어가 서툴기는 매한가지이기 때문에 위화감도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이유다.
또한 음식도 중국이나 일본이 더 입에 맞고 전체적인 서비스 전반에 아시안 문화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가 깔려 있다. 이러다 보니 중국이나 일본 노인복지기관에 문을 두드린 한인노인들은 계속해서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마음 한구석은 편치만은 않다는 게 타인종 노인복지시설을 이용한 일부 한인노인들의 심정이다.
김모(81)옹은 “주류보다 좋긴 한데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서비스가 그쪽 커뮤니티 우선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그래도 누가 집에 와 병원에 데려다주고 밥도 배달해 주겠냐. 자기 일 바쁜 자녀들이 해주는 것도 한두번이지, 찬밥 신세라도 먹는 게 어디냐”며 씁쓸해 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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