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는 이번에도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하며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살아났다. 미국의 최대 난제 중 하나인 헬스케어 개혁을 위해 2010년 입법화된 후 끊임없는 공격과 폐지 위협에 시달려온 ‘감당 가능한 의료법(Affordable Care Act)’이 드디어 정착하게 된 것이다.
연방대법원은 25일 극우보수진영이 제기한 오바마케어 위헌소송에서 연방거래소를 통해 보험에 가입한 주에서의 정부보조금도 위법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앤소니 케네디 대법관 등 2명의 보수파가 4명의 진보 대법관에 합세한 6대3 결정이었다.
3년 전에도 오바마케어의 개인 의무가입 조항을 합헌으로 판시, 오바마케어를 살려냈던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 판결문을 통해 “의회는 보험시장을 붕괴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개선하기 위해 이법을 통과시켰다”면서 보조금이 중단된다면 해당 주의 보험시장이 ‘재난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합헌판결은 사실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처음부터 소송이 터무니없이 비상식적인 근거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오바마케어는 각 주별로 온라인 건강보험시장 사이트인 ‘거래소’를 설립해 거래소 통한 보험가입자 중 수혜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세제혜택 형태로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13개주는 거래소를 설립했으나 자체 설립을 안 한 34개주에선 연방정부가 개설한 거래소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연방 거래소는 법안에 명시된 “주에 의해 설립된” 거래소가 아니므로 정부보조금 혜택이 ‘불법’이라는 것이 이번 소송의 핵심쟁점이었다. 법 제정의 목적과 의미는 아랑곳 하지 않는 억지주장이었다.
소송은 캘리포니아와는 직접적 관계가 없지만 만약 위법 판결이 나왔다면 34개주 640만명이 보조금을 상실하면서 해당 주만이 아니라 전국의 보험료 급등과 함께 보험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지는 위험을 초래했을 것이다.
이번 판결은 헬스케어 개혁을 최대 업적으로 자부해온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일 뿐 아니라 그동안 오바마케어를 둘러싸고 양극화 대립을 악화시켜온 워싱턴 정계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바마케어는 현재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보완해야할 결점이 많다. 앞으로 공화당도 소용없는 ‘폐지’ 대신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 오바마케어는 이제 죽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건강보험법으로 더욱 확실하게 정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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