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여성재단, 성금 2천달러 전달...“인권-복지 위해 계속 지원”
한미여성재단 준도슨 고문이 햇살사회복지회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왼쪽부터 준도슨 고문, 은영재 이사장, 우순덕 햇살사회복지회 원장, 실비아 패튼 전 회장.
기억 속에서도 희미해진 여자들, 이른바 ‘양공주’라 불리었던 기지촌 여성들이 워싱턴에 왔다. 짙은 화장의 눈동자는 사위어가고 얼굴엔 주름꽃이 가득 핀 할머니가 되어서다.
한국 평택의 기지촌 할머니들이 2일 국제 결혼한 여성들의 권익단체인 한미여성재단 관계자들과 만났다. 그동안 기지촌 여성들을 후원해온 한미여성재단(회장 미자 퍼킨스)는 이날 성금 2천 달러를 전달했다. 바자와 일일찻집을 운영해 마련한 성금이었다. 지난 4월에도 한미여성재단은 3천 달러의 성금을 기지촌 여성들의 복지를 위해 써달라고 기증한 바 있다.
이날 모임에는 김숙자 씨 등 기지촌 여성 할머니 3명과 이들의 복지를 위한 단체인 (사)햇살사회복지회 우순덕 원장이 함께 했다. 이들은 미 국제결혼가정선교전국연합 초청으로 지난 6월22일부터 오는 8일까지 세인트루이스와 보스턴, 뉴욕, 애틀랜타를 방문 중이다.
우순덕 원장은 “국민소득 80불 시대에 가난한 여성들은 달러벌이를 위해 기지촌으로 내몰렸으며 이 여성들이 몸으로 벌어들인 달러는 한국 경제에 한 몫을 담당했다”며 “우리는 이들을 양색시, 양공주라고 비난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분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 원장은 이어 “이제는 이분들이 늙고 병들어 갈 곳 없는 처지가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분들이 보다 편히 쉴 수 있는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2002년 설립된 햇살사회복지회는 그동안 기지촌 여성들을 위한 식품지원과 공동 식사, 의료 및 법률상담,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을 벌여왔다.
은영재 한미여성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봄 평택의 기지촌 여성들을 처음으로 방문해 비참한 생활상에 눈물을 흘렸다”면서 “작은 돈이지만 이 할머니들의 인권과 복지를 위해 쓸 수 있도록 계속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종국 기자>
■기지촌 여성은
해방 이후 남한에 미군부대가 진주하면서 인근에 기지촌은 생겨났다. 미군의 달러에 기댄 기지촌은 용산, 의정부, 송탄, 오산, 파주 등 큰 미군기지 인근에 형성되어 호황을 이뤘다. 1960년대에는 기지촌 성매매와 관계사업 수입이 국민총생산의 25%를 차지할 정도였다. 1962년 통계를 보면 65,000명의 기지촌 여성들이 등록되어 있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가난에 찌들려, 또는 가정폭력에 견디다 못해, 아니면 인신매매 되어 온 여성들이었다.
당시 박정희 정부는 미군 기지촌 여성들을 직접 관리했다. 1971년 정부 각 부처 차관이 참석하는 기지촌 정화위원회가 구성되어 기지마을 활성화 정책과 함께 보건위생 강화 등의 조치가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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