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박물관(Korean American National Museum)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미주한인사회의 오랜 숙원사업인 한미박물관 건립 매스터플랜이 21일 확정 발표되었다. 한반도 밖 최대의 한인사회인 LA 한인커뮤니티가 미주 한인이민의 삶을 증언하고 정신을 이어갈 역사와 문화보존의 산실로서 박물관을 꿈꾼 것은 1990년대부터였다. 그로부터 20여년, 꿈은 영글고 숙성되어 구체적 현실로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적 전통미와 미국적 현대미를 아우른 한미박물관건립 소식에 한인사회는 물론 LA 시도 기대에 부풀어있다.
박물관은 어느 나라 어느 민족에게나 필요하지만 이민사회에는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주류 문화에 휩쓸려 자칫 잃어버리기 쉬운 민족적 정체성과 문화적 전통을 보존하는 구심점으로서 박물관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인이민 113년, 한인사회는 수많은 스토리들을 안고 성장해왔다. 패망한 고국을 떠나 낯선 하와이 농장에서 새 삶을 일궈야 했던 이민선조들의 피와 땀, 일제강점 하의 조국 독립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던 민족 사랑의 정신, 소수계 이민자로서 감수해야 했던 차별의 역사, 그 속에서 기적처럼 일궈낸 아메리칸 드림의 성공신화들 … 과거로부터 면면히 이어온 역사가 있어 오늘 미주한인사회의 발전이 가능했다. 박물관은 역사를 보존하고 보여줌으로써 한인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새로 건립될 한미박물관의 키워드는 융화이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고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며 한국적 뿌리와 미국적 다양성을 아우르는 박물관의 기능을 건축이 그대로 반영한다. 건축 컨셉을 담당한 서 아키텍스는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다문화 도시 LA의 개방성을 함께 아우르는 융화의 디자인을 소개했다.
2층 단독건물로 건축될 박물관은 한국 전통지붕의 선을 최대한 살리면서 지붕으로, 지붕의 연속으로 LA의 다문화 커뮤니티를 연결하고 이어가는 이미지를 담게 된다.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한쪽 날개로 그리고 주류사회 및 타민족과의 교류를 다른 쪽 날개로 삼아 두 개의 날개로 날아야할 한인이민의 현실을 그대로 살린 디자인이다. 한옥 지붕과 전통정원, 꽃담 등 한국 전통미의 본질을 살리면서 문화교류 공간으로서의 실용성을 갖춘 독특한 건축양식의 한미박물관은 누구나 찾아와서 한국을 체험을 할 수 있는 LA 한인타운의 문화적 오아시스가 될 전망이다.
한미박물관 건립은 이제 큰 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완공까지는 멀고도 험난한 길이 앞에 놓여있다. LA 시가 박물관 부지를 무상으로 장기임대했고, 박물관 본관 측면에 지어질 7층짜리 주거건물이 장차 운영기금 수입원이 되겠지만 공사는 총 예산 3,000만달러의 대형 프로젝트이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한인사회의 동참이다. 모금에서 자원봉사까지 각자 할 수 있는 한 적극적 참여가 있어야 하겠다. 한국정부와 기업들의 참여도 필요하다. 미주한인이민사회를 한 단계 격상시킬 한미박물관이 마침내 완공되어서 한인들의 문화공간이 되고 LA의 랜드마크가 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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