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의 범죄가 금년 들어 크게 늘어났다. 살인과 성폭행 등 강력범죄가 656건이나 발생, 지난해보다 21.7% 증가했고 주택과 차량 강·절도 등 재산범죄도 20.3%나 늘어났다. 올해 초부터 7월18일까지 발생한 재산범죄는 2,733건, 매달 거의 400건 꼴이다.
대부분의 범죄가 피해자에겐 평생 잊기 힘든 트라우마를 남기지만 인명이나 재산 상 큰 피해가 없다 해도 가장 후유증이 심한 범죄 중 하나가 주택 강도다. 모든 위험에서 도피할 수 있어야 할 ‘안식처’가 침범 당했다는 데서 오는 공포와 불안 때문이다.
지난 7월말 타운에서 발생한 사다리 강도는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한밤중 사다리를 이용해 벽을 타고 아파트 발코니로 들어와 잠기지 않은 유리문을 통해 침입한 강도가 주인을 칼로 위협, ATM으로 끌고 가 현금을 인출하려고 한 사건이었다. 다행히 사건은 주차장에서 미수로 끝났고 CCTV에 찍힌 10대 용의자는 아버지에게 끌려와 자수했지만 계속된 무더위에 창문 열고 자던 사람들의 등골을 서늘케 한 계기가 되었다.
경찰에 의하면 주택 절도의 99%는 대낮의 ‘빈집털이’다. 이에 비해 강도는 밤과 주말에 많이 발생한다. 혼자 사는 여성과 부유한 노인 등이 주 타겟에 속하는데 문을 부수는 강제 침입 보다는 열린 문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훨씬 많다. 더워서, 혹은 부주의로 열어둔 문만이 아니다.
주택 강도의 가장 전형적 통로는 현관문이다. 7월 중순 버뱅크에서, 타자나에서, 7월초 리버사이드에서…남가주 곳곳에서 발생한 주택 강도 사건들은 세일즈맨을, 이웃을, 경찰을, 배달부를 사칭하는 ‘낯선 사람’에게 주인이 무심코 문을 열어주면서 시작되었다. “길 잃은 강아지를 보셨나요?” “내가 짚 앞에 세워둔 댁의 차를 박았어요” 등도 강도가 즐겨 쓰는 거짓말들이다.
‘전직 도둑’들이 방범세미나에서 강조하는 가장 간단한,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 않은 주택 강도 예방 제1조는 “절대로 문을 열지 마세요”다. 아무리 더워도, 낮에도 밤에도 창문과 문은 항상 잠거 두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문을 열어주지 말라는 당부다. 범죄 노이로제인가?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렇게 험악해진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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