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난감 사랑하는 우린 ‘키덜트’”
▶ 한정판 600달러 호가, 없어서 못 사, 차•비행기 무선조종 1천달러 이상
“드디어 40주년 한정판 ‘마징가 Z’(만화영화) 피규어를 손에 넣었습니다.”
피규어는 관절이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 다양한 동작을 표현할 수 있는 인간•동물 형상의 모형 장난감을 말한다. 없어서 못 구한다는 한정판의 경우 600-700달러를 호가한다.
제임스 박(쿠퍼티노•43)씨는 피규어 수집이 취미이다. 작년부터 푹 빠진 피규어의 매력에 시간 날 때 마다 관련 사이트를 뒤지고, 웹사이트로 운영되는 동호회에 가입,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그는 회원들 사이에 경쟁적으로 자신이 구입한 피규어 사진을 사이트에 올리고, 상대방이 ‘어디서 구했냐. 대박 부럽다’는 댓글에 흐뭇해한다고 전했다. 박씨는 피규어 수집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예전에 한국에서 즐겨봤던 만화 주인공들이 TV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모습에 한참을 가게 앞에 서있었다”면서 “어렸을 때 비싸서 갖지 못했던 추억의 장난감을 보고 있으면 옛날 생각도 나고 다시 초등학생으로 돌아 간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몇 년 새 어른들을 타킷으로 한 장난감 시장이 활황이다. 피규어 수집, 무선 컨트롤 비행기와 자동차, 드론(카메라가 달려 있어 촬영용으로 사용하는 무인항공기)까지 장난감에 환호하는 어른 일명 ‘키덜트’(kidult)가 늘고 있다. 키덜트는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지칭한다.
최규영(산마테오•39)씨는 피규어 수집이 취미이다. 지난주 샌프란시스코 제팬타운의 조립식 및 피규어 전문판매상점에서 ‘건담’을 구입했다. 자신이 직접 바디 페인트칠도 한다. 이런 공간을 위해 차고 한견에 공구와 페인트 스프레이를 뿌릴 수 있는 작업책상도 마련했다. 하나에 평균 100달러를 이상을 호가하지만 건전한 취미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최씨는 “조립식 장난감 만드는 최미를 가진 사람들은 얼마나 더 실물 같이 만드는지가 관건이다”며 “주말에 아들과 조립식 장난감을 만들며 취미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선 비행기나 자동차 조종이 취미인 키덜트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버클리의 ‘보스 로봇 하비’ 상점에는 자녀와 함께 관련 취미를 즐기는 어른들이 자주 찾는다.
안티옥에는 무선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경기장이 있고, 우승자에게 트로피를 수여하는 경주대회도 열린다. 이 대회에 2회 출전했다는 레이몬드 이(버클리•42)씨는 “1,000달러 이상 나가는 값비싼 장난감이다 보니 10대보다 어른들이 오히려 많다”며 “최고시속이 60마일 이상 나가서 스릴도 있고, 운전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전했다.
키덜트들이 자주 찾는 상점의 관계자들은 “1-2년 전부터 장난감을 찾는 어른들이 배 이상 늘었다”면서 “이미 유럽에서는 이런 취미 생활을 하는 키덜트가 미국보다 먼저 확산돼 어른들을 겨냥한 장난감 산업이 급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키덜트 박람회가 열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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