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브루클린에 있는 코니 아일랜드에 놀러갔다가 ‘머메이드 퍼레이드’를 보고 적지 않은 문화 충격을 받았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각자 독특한 인어 분장을 했는데 이중 상당수의 여성들이 상의를 아예 입지 않고 액세서리나 보디 페인팅 등으로만 상체를 살짝 가린 채 활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뉴욕은 여성들이 노출에 자유로운 도시다. 이러다 보니 지금 뉴욕은 ‘개인 노출의 자유’와 ‘풍기 문란’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뉴욕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2013년 전망대에서 토플리스(상반신 누드) 여성모델을 촬영한 사진작가를 영구히 출입금지 시켜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고 23일 있을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측은 “가족 단위로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전망대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면서 빌딩의 이미지 훼손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맨하탄의 상징 타임스퀘어에는 거의 다 벗은(?) 한 무리의 여성들이 등장했다. 대부분 남미 출신인 이 여성들은 손바닥만한 팬티만 입고 보디페인팅만 한 채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고 팁을 받고 있다.
뉴욕시는 공공장소에서 여성 상반신 노출을 허용하고 있는 도시 중 하나로 법으로는 여성들의 토플리스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
일부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이들을 보고 거부감을 보이고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심한 불쾌감을 유발시키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토플리스’ 여성들에 대한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법의 잣대로 금지시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에서 ‘토플리스’는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약 30년 전인 1986년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토플리스로 구속된 여성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뉴욕주 항소법원은 이들에게 무죄를 판결했다.
2005년 상의를 입지 않고 거리를 다닌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여성 질 코카로는 뉴욕시가 “여성은 모두 토플리스로 다닐 수 있다”고 내린 주 법원 판결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시는 이 여성에게 합의금으로 2만9,000달러를 지급하기도 했다.
뉴욕시경(NYPD)은 2013년부터 단순히 가슴을 노출시킨 행위에 대해 경고를 하거나 체포할 수 없다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개인의 노출할 자유’와 ‘시민들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고 거리를 다닐 권리’ 사이에서 뉴욕시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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