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를 낯 뜨겁게 만드는 진흙탕 싸움을 벌여온 한인단체들이 한국정부에 의해서 문제 단체로 분류됐다는 소식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든다. 지난 수년 간 한인사회의 호소와 비판은 아랑곳 않은 채 이사들 간에 극한적인 감정싸움과 법정분쟁을 계속해 온 한인동포재단 등 5개의 미주 한인단체를 한국정부가 ‘해외 분규단체’로 지정한 사실이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졌다. 좋은 지정 명분들도 많은데 하필 ‘분규’때문에 딱지가 붙었다니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한국정부가 지정한 해외 분규단체 8개 가운데 5개가 미주지역 단체들이다. 미주 한인사회는 싸움질만 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딱 좋은 뉴스다. 그렇다고 해서 달리 반박할 거리도 없다. 몇 달 전에는 뉴욕한인회 내분사태가 뉴욕타임스에 크게 보도돼 전국적인 망신거리가 되지 않았던가. 물론 뉴욕한인회도 한국정부가 지정한 해외 분규단체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사설 등을 통해 무수히 지적했듯 한인단체들의 분규는 대부분 성숙하지 못한 구성원들의 의식수준에서 비롯되고 있다. 한국정부가 한인단체들의 분규원인을 ‘가치 갈등’보다는 성원들 간의 ‘이해 갈등’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분석한 것은 설득력이 있다.
아직 많은 한인단체들에게 ‘공익’이라는 가치는 그저 구호일 뿐 구성원 개개인들의 ‘사익’이 우선시 되고 있다. 개인 감정싸움에서 비롯된 송사를 벌이면서 공금으로 그 비용을 충당하는 행태는 이런 잘못된 사고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정부에 의해 분규단체로 지목된 한인단체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한인사회에 무슨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를 돌아보며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장 싸움을 중단하고 분쟁 당사자들은 단체에서 모두 손을 떼어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추잡한 싸움으로 단체를 만신창이로 만든데 대한 책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겠지만 그나마 그렇게라도 하는 것이 작은 속죄가 될 것이다. 도무지 부끄러워 할 줄을 모르는 그들이 우리는 마냥 부끄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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