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업소와 한인 고객의 서로에 대한 ‘매너 실종’ 공방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객들은 한인 업소의 서비스 부재를 개탄한다. 애프터서비스는커녕 기본 친절조차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업주와 종업원들은 한인들이 피곤한 손님이라며 고개를 흔든다. 상식이하의 억지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대적 불만은 식당이나 상점뿐 아니라 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직 비즈니스에서도 끊임없이 터져 나온다.
이번 주 페이스북에 올라온 짤막한 동영상 하나가 이 해묵은 이슈를 재조명하고 있다. ‘LA K-town 오렌지 머리의 갑질’이라는 설명이 붙은 동영상엔 오렌지색 머리의 한 청년이 식당 관계자들에게 반말로 고함을 치며 항의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전화로 주문한 투고 음식에 관련된 항의 과정에서 일어난 해프닝의 한 장면인 듯하다. 편하게 집에서 먹으려고 투고를 택했던 그가 식당으로 달려와 소리치기까지의 정확한 사연은 알 수가 없다. 아마도 손님의 입장에서 보면 전화 중 식당의 ‘무례’에 화가 나 달려왔을지 모르지만 결국 그 자신이 ‘더 큰 무례’를 범한 셈이 되고 말았다.
팁이 식당 종업원들에게 주 수입원인 것을 알면서도 정말 주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 : “음식그릇을 집어던지듯 탕탕 놓을 때, 손님의 미소에도 퉁명스럽고 뻣뻣할 때, 주문을 잘못 받아 다른 음식을 들고 와선 그냥 먹으라는 식의 막무가내일 때…”
종업원들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 “무언가 항의를 해서 “그게 아니구요”라고 설명을 시작하려면 성질이 급해 더는 못 듣고 고성과 반말로 호통을 치다가 급기야는 욕설까지 퍼붓는가 하면, 별거 아닌 일에 짜증내고 불평하다 10%도 안 되는 팁을 남기는 고객님들…”무례가 무례를 낳으며 빚어지는 충돌은 미국사회에서도 드물지 않다. 매너 실종이 불쾌한 정도를 넘어 신체적 위협으로 치닫자 사기업 뿐 아니라 지역정부들도 공무원을 대상으로 ‘화내고 달려드는 주민’ 다루기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지만 원리는 “상대의 흥분에 말려들지 말고 담담하게 공손하게 대하라”다. 결국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 요즘 같은 막말의 시대에도 이 옛 속담이 사람과 사람 사이 매너의 기본이라는 뜻이다.
종업원이 상냥하면 고객이 트집 잡기 힘들고 점잖은 고객에겐 종업원이 정중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한 가지만이라도 기억한다면 한인타운 식당은 한결 쾌적해 질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