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백자의 산실, 분원(分院)백자는 조선을 대표하는 도자기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전국에서 널리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중앙 정부가 직접적으로 제작에 관여하면서 국가의 운명과 흥망성쇠를 같이했기 때문이다.
건국 초기 조선 조정에서는 궁중 행사나 외국 사신의 영접 등에 필요한 도자기를 전국에서 공납받아 사용했다. 당시 세금으로 공납된 도자기는 분청사기와 백자였는데, 마침 중국에서 희고 단단한 경질(硬質) 백자가 유행하면서 국내에서도 백자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였다.
이에 조선 정부는 보다 질 좋은 백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백자 생산에 직접 관여하는 체계를 마련하였다.
백자 제작에 관여한 중앙 부서는 사옹원(司饔院)이었다. 사옹원은 본래 왕실과 궁궐의 음식과 연회를 담당하는 부서였는데 각종 행사 및 주방에서 필요한 그릇을 제작하는 책임까지 맡게 되었다. 궁중의 주방으로 궁궐과 인접한 곳에 위치해야 하는 사옹원은 백자 제작을 관리하기 위한 지점을 따로 두고, 사옹원의 한 갈래라는 의미를 지닌 ‘분사옹원(分司饔院)’ 혹은 주방의 한 갈래라는 의미를 지닌 ‘분주원(分廚院)’ 등의 명칭을 붙였다.
그리고 이를 줄여 분원(分院)이라고도 불렀다. 즉 분원이란 사옹원의 한 갈래로 국가에서 운영하는 백자 전문 제작소를 일컫는 말이었다.
조선왕실은 분원의 대규모 생산 설비를 갖출 장소를 물색하다가 경기도 광주(廣州) 일대를 최종 부지로 선정하였다. 수도 한양에서 남동쪽으로 떨어진 광주는 조선 초 부터 질 좋은 백자 흙 생산지로 품질 좋은 백자를 만들던 곳이었다.
지형적으로 높은 산에 수목이 풍부하여 땔감의 확보에 유리했고, 한강의 상류가 흘러 완성된 도자기를 한양까지 운반하는 물길도 확보되었기 때문에, 국영 백자 제작소가 갖추워야 할 천혜의 조건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분원은 1467년 경 경기도 광주 일대에 처음 설치되어 조선왕실에서 운영을 관리하다가 1884년 그 운영권을 민간 상인들에게 이양시키는 민영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40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독보적인 조선의 백자 문화를 꽃피워냈다.
지나친 사치를 경계하고 내면의 아름다움을 중시여겼던 조선의 엘리트들은 희고 깨끗한 순백의 바탕과 간결하면서 준엄한 형태를 지닌 조선 백자를 탄생시켰던 것이다.
정제된 형태에 우아한 곡선, 깨끗한 흰색으로 대변되는 조선백자의 단정한 아름다움은 호놀룰루미술관의 <백자 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이 유물은 호놀룰루미술관 특별전 <화려함과 단아함, 호놀룰루미술관 소장 한국 도자 명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호놀룰루미술관 관람 정보>
808-532-8700
www.honolulumuseum.org

관람료
일반 10달러
만 17세 미만 무료 입장

관람시간
화요일-토요일 10:00-16:00
일요일 13:00-17:00

* 매주 월요일 휴관
* 매주 화요일 10:00~12:00은 한국어 도슨트 투어 가능
* 무료 관람일 및 휴일 관람시간은 홈페이지 참고

<이미지 정보>
1.Bowl Korea, Joseon dynasty, 16th century Porcelain Gift of Damon Giffard, 1951 (1211.1) 백자 발 조선시대 16세기 1951년 데이먼 기파드 기증 (1211.1)

<하와이 한인미술협회 후원>

오 가 영
호놀룰루미술관 아시아부 한국미술 담당
한국국제교류재단 파견 객원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