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범수의 팬들이 어이없는 일을 당했다. 지난 9일과 10일 남가주의페창가 카지노 & 리조트에서 하기로되어 있던 김범수 콘서트가 하루 전날 취소되었다. 몇달 전부터 나온 광고를 보고 표를 예매하고 공연을 기다렸던 팬들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비슷하게 막판에 취소되는 공연이 줄을 잇는다면 이건 ‘사정’의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졸속 기획이다.
근년 한국가수들의 공연이 부쩍 잦아졌다.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사람이든 물건이든 한국서 인기가 있으면 곧바로 미주 한인사회로 상륙할 만큼 정서적 거리가 좁아진 것이 그 배경이다. 한류 열기로 타민족 팬들까지 몰려들면서 공연 규모 역시 커지고 있다. 덕분에 몇몇 콘서트가 흥행에 성공하고 ‘대박’ 소문이 나기도 했다. 이후 이어진 것이 우후죽순 공연 기획. 개중에 경험도 능력도 없이 무작정 판을 벌인 졸속 기획들이있다 보니 공연취소 불상사가 일어난다. 당장 이달 말 90년대 인기가수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던 ‘수퍼콘서트’가 돌연 취소되었고, 지난 6월에는 ‘이승철 데뷔 30주년 기념’ 미주순회공연이 취소되었다.
공연 취소 이유는 십중팔구 비자 때문이다. 가수가 비자를 발급받지 못해서 공연하러 미국에 올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서의 범법전력 혹은 미국 방문 중 무비자 공연 전력 등이 보통 문제이다. 공연기획을 하려면가장 기본적인 조건, 비자는 갖춰놓고 시작해야 하는 데 첫 단추를 무시하고 마지막 단추 채울 욕심만 앞세우니 일이 꼬이는 것이다. 공연 취소 후 기획사는 미리 판 표 값만 물어주면 된다는 식이지만 이는 무성의와 무책임의 전형이다. 팬들의 정서적 피해 그리고 타주에서 오느라 비행기며 호텔까지 예약한 데 따른 금전적 피해는 나 몰라라 하는 식이다.
한국가수들의 카지노 공연 증가는 또 다른 면에서 우려스럽다. 카지노가 한인들의 문화생활을 위해서 공연을 기획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공연을 계기로 카지노 고객을 늘리려는 마케팅 전략이다. 하루저녁의 콘서트 나들이가 도박 문제로 이어질 위험이 없지 않다.
한국가수 콘서트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주먹구구식으로 계속된다면 팬들의 실망감이 한국가수 공연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언제 또 취소될 줄 알고 표를 예매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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