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대학 등록금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가운데 비싼 등록금 부담으로 인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한인 학생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학에 재학하는 한 지인은 학비가 감당이 안 돼 유학을 포기할까도 고려 중이다. 주립대라고는 하지만 매년 등록금이 치솟으면서 부담해야 할 비용이 연간 몇 천달러이던 것이 1만달러대로 넘어가면서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SAT 주관사인 칼리지보드가 지난 5일 발표한 2015-16학년도 전국 대학 학비 변동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립대와 사립대 모두 총학비가 전년 대비 2~3% 이상 올라 물가상승률을 넘어선 반면 올해 학자 보조금은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훨씬 커진 것이다.
또한 올해 공립대학 등록금 및 수수료의 평균액은 9,410달러로 지난해보다 2.9% 올랐다. 사립대학의 학비 상승률은 이보다 더 크다. 올해 평균 등록금 및 수수료는 3만2,410달러로 지난해보다 1,122달러인 3.6%가 상승했다. 여기에 기숙사비까지 더하게 되면 공립대는 2만달러를 훌쩍 넘어서고 사립대는 5만달러 안팎까지 뛰게 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학교 재정도 어려워지고 이 때문에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하지만 끝도 없이 오르는 대학의 학비는 학생들이 파트타임 잡과 학교 수업을 병행하면서 더 이상 감당하기가 힘든 지경이 됐다. 학생들의 입에서 비싼 등록금을 들이면서 굳이 대학에 갈 필요가 있겠느냐는 말이 나돌고 있다.
학비 상승 메커니즘은 단순하다.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재정부족-대학 지원 예산 축소-등록금 인상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부와 대학들은 학생과 학부모의 주머니를 손쉬운 해결책으로 여기기보다 다른 방법으로 교육 지원 방안은 없는지, 대학 경영에 낭비 요소는 없는지 꼼꼼히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갈수록 미국의 교육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대학 문은 좁아지고, 교육예산은 삭감되고, 등록금은 치솟고 있다. 학생들이 혼자서 헤쳐 나가기에는 험난한 환경이다. 정부가 나서서 학생들이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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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하 뉴욕지사 취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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