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하와이 민주당이 기치로 내세웠던 ‘문화와 인종의 용광로’와 ‘알로하 스피릿’이 시리아 난민 문제로 유권자들에 의해 혼란 상태에 빠졌다.
데이비드 이게 주지사가 “하와이는 전쟁과 억압에 발생된 난민들을 환영하는 긴 역사가 있으며 알로하 주(State)인 하와이는 관용과 상호 존경으로 모든 사람을 받아들이는 전통이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성명을 내자마자 하루 동안 주지사실에 항의전화가 500통이 넘게 빗발쳤다. 이 성명 이후 이게 주지사를 규탄하는 청원서에 이미 14,000명이 넘는 주민들이 서명하는 등 난민(특히 시리아 난민)에 대한 하와이 주민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
콜린 무어 하와이 주립대 정치학 부교수는 이게 주지사가 이런 사태를 예상했어야 했다며 “테러리스트일지도 모르는 사람들에 대해 매우 두려워하는 지역사회에서, 또 우리의 문제도 아직 해결 못하는 주에서 왜 (이게 주지사가) 그런 성명 이후에 나온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 놀라워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어 부교수는 하와이 주민들은 이미 만연해 있는 홈리스 문제에 대해 염려하고 있으며 많은 이들이 마이크로네시아에서 밀려오는 이민자들에 대해 불만족스러워한다면서 “정치인들과 일반대중은 이민자들을 환영한다는 생각을 아직도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다는 증거를 찾기 힘들다”고 전했다.
토드 벨트 하와이 주립대 힐로 캠퍼스 정치학 교수는 하와이 유권자들이 점점 더 지역적 문제가 아닌 심하게 양극화된 전국적인 이민 쟁점사안들에 대해 더 귀를 기울이고 있고 이게 주지사의 약한 환영문구가 “현재의 정치풍토 때문에 이게 주지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게 주지사의 성명은) 아무런 이득도 기대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메이지 히로노 하와이 연방상원의원(민주당)은 이러한 외국인 공포증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일본에서 태어난 히로노 상원의원은 “현재 미국 상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이민자”라고 스스로 밝혔으며 동료 의원들에게 포괄적인 이민 개혁안을 촉구했다.
19일 연방하원에서 통과되어 연방상원의 표결을 기다리고 있는 ‘2015 외국 적들에 맞서는 미 안보법(American Security Against Foreign Enemies of 2015: 이하 SAFE Act)’은 연방수사국 국장, 국가정보국 국장, 국토안보부 장관이 국가안보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증명하지 않는 한 이라크와 시리아 출신의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찬성 289표(공화당 242표, 민주당 47표), 반대 137표(공화당 2표, 민주당 135표)로 통과된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툴시 가바드 하와이 연방하원의원(민주당)은 “이 (찬성)표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많이 유포되고 있다”며 “(SAFE ACT는) 여성, 어린이, 고아, 노약자 등 취약한 난민들의 수용을 늦추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가바드 의원은 “하와이가 이민자들에 대해 편협하다는 생각은 단 1분도 하지 않으며 (하와이는) 언제나 알로하 스피릿을 대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