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놀룰루 매거진의 라본 리엉(Lavonne Leong)이 재활용에 대해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다. 호놀룰루 시가 지금보다 더 적게 재활용을 해야 한다는 것.
2013년 호놀룰루 시의 재활용률은 38.6%로 로스앤젤레스의 76%와 샌디애고의 65%, 시애틀의 60%에 비해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듯 보이지만 호놀룰루 환경국의 국장 등 많은 환경 전문가들이 사실은 재활용을 더 적게 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는 무슨 말일까.
고층건물에 사는 주민들의 쓰레기는 민간 수거회사가 가져가지만 아직도 16만에 달하는 오아후의 가구들은 녹색, 청색, 회색의 쓰레기통을 밖에 내놓아 시에서 쓰레기를 가져가기를 기다린다.
녹색 쓰레기통은 나뭇가지나 잘린 풀, 크리스마스 트리 등이 들어가며 매년 약 십만 톤의 ‘녹색 쓰레기’가 생산된다. 이 쓰레기들은 와이아나에 산에 위치한 하와이안 어스 프로덕츠(Hawaiian Earth Products)가 기름진 적토로 변신시켜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에게 팔려 나간다.
청색 쓰레기통은 금속, 유리, 플라스틱, 골판지나 폐지 등의 재활용품 전용이며 하와이는 재활용 시설이 없기 때문에 이 재활용품들은 캘리포니아(유리), 앨라배마(알루미늄), 중국(플라스틱과 판지) 등지로 운송된다.
회색 쓰레기통은 독성이 없고 부피가 크지 않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모든 종류의 쓰레기가 들어가며 이 쓰레기들은 도저히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 회색 쓰레기통은 시민들의 혈세를 절약하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땅이 넓은 다른 49개 주에서 회색 쓰레기통의 쓰레기들은 매립지로 직행하지만 오아후에서는 카폴레이에 위치한 폐기물 에너지화 발전소인 ‘H-POWER’로 간다. H-POWER에서는 이 ‘회색 쓰레기’를 태워 생산하는 전기로 오아후 전력의 8%를 충당하고 있으며 매립지로 향할 쓰레기의 부피량을 90% 줄이는 착한 일도 한다.
2013년에 H-POWER는 49만 8천톤의 쓰레기(호놀룰루 시 고형폐기물의 40.3%)를 태워 전력을 생산했으며 쓰레기 1톤당 화력발전에 필요한 석유 1배럴을 절감한다는 걸 감안하면 회색 쓰레기통은 하와이의 석유 수입량 48만 8천 배럴을 줄인 셈이다.
미국은 1996년부터 새로운 폐기물 에너지화 발전소가 거의 지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20% 감소했으며 미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60%는 그냥 매립된다. 뉴욕 시같이 인구가 많은 지역도 쓰레기를 수거해서 오하이오 같이 땅이 넓은 곳에 매립하고 전기료 또한 싸기 때문에 굳이 쓰레기를 태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매립은 넓은 땅을 차지하고 지구 온난화 가스인 메탄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미 환경보호국이 가장 싫어하는 쓰레기 처리방법이다. 하지만 환경 보호주의를 표방하는 시에라 네바다 클럽은 지자체가 폐기물을 태우는 것에 대기오염과 재활용 프로그램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콜롬비아 대학 지구공학센터(Earth Engineering Center)에 따르면 재활용률 3위인 대한민국은 60%의 재활용률을 보여 독일보다 약간 낮았으며 오스트리아는 70%로 1위의 재활용률을 보였다. 일본은 70%의 폐기물 소각률(한국은 20%에 약간 못 미치게 소각)로 독보적 1위를 차지했으며 중국은 쓰레기의 80%를 매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오아후는 미국보다는 유럽이나 몇몇 아시아 국가들과 비슷한 쓰레기 처리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로리 카히키나 호놀룰루 환경서비스국 국장은 “솔직히 말하자면 재활용은 H-POWER 이전에나 존재가치가 있었지 H-POWER 이후의 하와이에는 재활용이 경제적으로 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카히키나 국장은 재활용이 환경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하와이에는) 처리공장이 없기 때문에 모든 재활용품을 다른 곳으로 보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써야 한다. 하와이 입장에서 보자면 이는 어불성설”이라고 말했으나 전 세계적으로 보자면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무튼 앞으로는 회색 쓰레기통에 쓰레기 넣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갖지 않아도 될 듯 하다.
호놀룰루의 전문가들은 알루미늄과 유리는 재활용하되 플라스틱은 바다로 들어가기 전에 태워버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전했다. 폐지와 판지는 재활용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들어간다며 태우는 것이 연료를 절약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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