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포르투갈 등의 소수민족들이 이 사탕수수농장 이민자들로 하와이에 첫 발을 디디며 다민족 사회 하와이 발전의 터전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탕수수 농장의 시대가 올해로 막을 내린다.

6일 알렉산더 앤 발드윈(A&B)는 자회사인 하와이안 커머셜 앤 슈거(Hawaiian Commercial & Sugar)를 올해 12월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3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정리해고는 12월 끝날 마지막 추수에 이르러 완료될 예정이며 이 같은 결정에 675명의 주민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가 끝날 때까지 성장하지 않을 작물의 절반을 갈아 엎을 예정이다.

HC&S는 작년 3,000만 달러의 적자를 냈으며 HC&S의 모회사인 A&B의 농업부서는 힘들게 폐쇄결정을 내렸다. HC&S는 마우이에서 가장 많은 주민을 고용하는 민간기업으로 HC&S의 폐쇄는 많은 이들에게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A&B는 마지막 수확이 끝나고 30여 명의 HC&S 직원이 시설유지와 동부 마우이 관개회사를 운영하기 위해 남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HC&S에 상품을 대던 이들과 이 농장에서 나온 설탕으로 럼주를 만들던 이들의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이게 주지사는 성명에서 “과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A&B와 계속 같이 일할 것이며 하와이 주 노동산업국은 신속대응팀을 파견해 직장을 잃은 이들의 실업수당, 직업훈련, 전직 등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지 히로노 하와이 연방상원의원은 “(사탕수수 농장 폐쇄 결정은) 현재의 하와이를 있게 한 사탕수수 플랜테이션 농업의 종말을 나타낸다. 폐쇄 발표는 한 시대의 막을 내리는 것이지만 하와이 농업이 계속 발전해나가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탕수수 농장으로 쓰였던 마우이 중부의 3만6,000 에이커 농지는 소 방목, 과수원, 임엄을 겸한 농업, 옥수수가 아닌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등 다각화된 농업으로 전환된 방침이며 해당 농지에서 농사를 짓고 싶은 사람들에게 땅을 임대할 계획도 있다. 이런 농지는 HC&S 직원들에게 우선적으로 임차될 전망이다.

앨란 아라카와 마우이 시장은 A&B의 재생에너지 연구와 농업 다양화에 대해 사탕수수의 시대가 끝났음에도 마우이에서 농업은 여전히 중요한 산업으로 남게 될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한 바 있다.

2009년에서 2011년까지 HC&S의 총지배인이었던 크리스토퍼 J. 벤자민 A&B 사장과 마우이 지역을 대표하는 조셉 M. 소우키 하와이 주 하원의장은 해당 결정에 매우 애석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모든 이가 애석해하는 것은 아니다. 사탕수수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밭에 불을 놓아 잎을 태워버리고 줄기와 뿌리를 수확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연기 때문에 호흡기관 관련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타로 밭을 경영하는 데 필요한 농업용수를 사탕수수 농장 항상 빼앗겼던 하와이 원주민들은 환호성을 올리고 있다.

새뮤얼 토마스 알렉산더와 헨리 페린 발드윈가 1870년 창립한 A&B는 마우이에서 570 에이커 규모의 농장을 시작한 후 HC&S 등 많은 농장을 인수합병 한 이후 하와이의 빅 파이브(Big Five)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1985년부터 1995년 10년간 100개가 넘는 사탕수수 농장이 해외로부터 밀려들어오는 값싼 설탕의 경쟁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HC&S를 포함한 가장 큰 규모의 농장만 겨우 살아남았지만 올해로 이 또한 문을 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