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회와 더불어 미주 한인사회의 대표적인 분규단체로 지목돼 온 한미동포재단이 결국 주류사회로까지 그 치부를 드러내고 말았다. 지난 달 29일자 LA타임스 1면에 수년째 계속돼 오고 있는 낯 뜨거운 분탕질 싸움이 대서특필된 것이다.
장문의 기사는 이 단체가 어쩌다 지금의 지경에 이르렀는지 그간의 사정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인 독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내용은 아니다. 문제는 기사와 함께 실린 사진 한 장. 경찰이 출동한 가운데 삿대질을 하며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독자들에게 어떤 이미지를 주었을지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한미동포재단이 한인사회 분규의 대명사가 된지는 오래다. 당사자들을 바꿔가며 추태를 계속해 오고 있다. 싸움이 지속될수록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더욱 힘들어진다. 옳고 그름보다 감정이 앞서게 되기 때문이다. 뉴욕한인회를 보라. 최근 법원이 법리적인 판단을 내렸음에도 한쪽이 불복하면서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한미동포재단과 관련해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는 알 수 없지만 판결은 분규의 종식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분규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 정도로 당사자들 사이에 불신의 골은 깊다.
그동안 한미동포재단은 한국일보 사설에 가장 많이 언급된 단체였다. 꾸짖기도 하고 당부도 하고 해법도 여러 차례 제시했지만 소귀에 경 읽기였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자 한다. 분규 당사자인 두 사람과 총영사관 관계자가 함께 만나 얼굴을 맞대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주길 바란다. 대화는 극력 회피하며 법원에 묻는 방식으로는 분규를 절대 타결할 수 없다.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명예를 내세우며 추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명예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것이 과연 남아 있기나 한 것인지 묻고 싶다. LA타임스 기사와 사진에서 많은 한인들은 ‘어글리 코리안들’을 보았다. 커뮤니티 앞에 죄를 짓고 있는 이들이 어떻게 속죄할 것인지 걱정스럽다. 지금이라도 싸움을 일단 멈추고 대화에 나서는 것만이 이미 실추될 대로 실추된 명예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길임을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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