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널드를 ‘애용’하는 한인들의 문제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몇 년 전 뉴욕에서 장시간 자리 차지하고 있던 한인노인이 쫓겨나면서 불매운동으로 번진 적도 있긴 했지만 이번엔 업소와의 갈등이 아니다. 맥도널드 내의 한인들의 매너 실종을 다른 한인들이 목격하고 고발한 내용이다. 지난주 본보에 실린 ‘한인 맥도널드 추태 이제 그만’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한인들의 고질적 공중질서 의식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맥도널드에서 여러 명의 한인들이 큰 소리로 떠들어 다른 고객이 이를 지적하자 언쟁을 벌이다 업소 측의 나가달라는 요구에 쫓겨난 경우도 있었고 커피 몇 잔 시켜놓고 여럿이 장시간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모자라 고구마나 떡을 가져와 ‘남의 음식점’에서 버젓이 먹기도 했다.
이번 맥도널드 에피소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한인들의 대표적인 어글리 매너를 재조명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의 큰 소리다.
맥도널드 안에서만 떠드는 게 아니다. 한밤중 아파트 앞에서 “아무개야” 고함치며 친구를 불러 남의 단잠을 깨우는 사람도, 백화점에서 “야, 이리와” 큰 소리로 불러대 틴에이저 자녀들을 질색케 하는 부모도 여전히 많다. 퍼팅을 하는 그린에선 도서관처럼 정숙해야한다는 골프장에서도,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산행에서도, “제발 목소리 좀 낮춥시다”란 고발과 제언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인들의 사회는 전체적으로 톤이 높다. 사람들의 목청이 커서 사회전체가 시끄러워졌는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사회여서 목청이 커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언제 어디서나 소리가 크다. 가족끼리 대화를 해도, 친구끼리 식당에서 잡담을 해도 큰소리가 자동적으로 터져 나와 시끄럽기 짝이 없다. ‘소음’이 스모그처럼 불법공해로 규정된 미국사회에서는 더욱 두드러진다.
모두가 목청 큰 한국의 소란스런 사회에서 조용한 이곳으로 옮겨왔다는 것은 한인들끼린 아무렇지 않은 습관적 큰소리가 다른 사람들에겐 신경에 거슬리고 불쾌감을 주는 무례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높은 음조였던 우리의 생활음을 한 음계 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집안에서부터 목소리를 낮추려고 노력한다면 공공장소에서 우리를 눈총 받게 하는 고성도 점차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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