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퇴양난 김현수 선택은?
▶ 마이너행 거부권 포기하라는 오리올스 전방위 압박 거세져, 계속 거부하기도 힘들지만 일단 내려가면 복귀전망 불투명

김현수는 지금 구단의 마이너행 요구를 수락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연합>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김현수에게 구단의 마이너행 제안을 받아들이라는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볼티모어 지역의 미드 애틀랜틱 스포츠 네트워크(MASN)는 30일 오리올스의 벅 쇼월터 감독이 (마이너리그 동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김현수가 시범경기에 출전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김현수는 이날 오리올스의 스프링캠프 홈구장인 플로리다 사라소타의 에드 스미스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 선발명단에서 제외돼 시범경기에서 5연속으로 제외됐고 지난 26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대타로 나선 이후 4경기째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김현수는 이날 경기 전 우두커니 자기 라커 앞에 앉아 있었고 현지언론의 인터뷰 요청은 사양했다.
이미 오리올스는 댄 듀켓 단장과 쇼월터 감독이 잇달아 김현수를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고 계약상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갖고 있는 김현수에게 마이너행을 받아들일 것을 압박하고 있다.
만약 김현수가 마이너행을 끝까지 거부하고 버틴다면 오리올스는 ‘울며 겨자 먹기’로 그를 25인 로스터에 올리거나, 아니면 2년 계약으로 보장된 연봉 700만달러를 내주고 그를 방출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그렇기에 개막 25인 로스터를 확정할 시간이 임박하면서 김현수에 대한 오리올스 구단의 압박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미 김현수를 전력 구상에서 제외한 쇼월터 감독은 MASN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먼저 김현수에게 마이너행을 제안했다. 적응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182로 고전한 김현수를 놓고 쇼월터 감독이 먼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고, 듀켓 단장 역시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김현수를 마이너에 보내려면 그의 동의가 있어야 하기에 쇼월터 감독은 최근 아예 김현수를 경기에 내보내지 않고 있으며 듀켓 단장은 그의 한국 복귀설까지 언론에 흘리며 김현수를 압박하고 있다.

벅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를 더 이상 시범경기에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
이에 대해 김현수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진 않았으나 현재까지 오리올스가 계속 그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것을 볼 때 그가 아직까지는 마이너행에 동의하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의 메이저리그 전문가들도 2년전 윤석민의 예를 들며 김현수에게 마이너행을 받아들이지 말고 버틸 것을 조언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쇼월터 감독이 한 번 내린 결정을 쉽게 번복하지 않는 인물이어서 김현수가 끝까지 마이너행을 거부해도 그를 25인 로스터에 올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냥 잔여연봉 700만달러를 내주고 방출하거나, 아니면 그를 메이저도, 마이너도 아닌 위치에 그냥 내보려둘 가능성이 더 크다. 그렇기에 마냥 버티는 것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마이너행을 그냥 받아들여야 할 것 같지만 그 역시 쉬운 결정이 아니다. 우선 일단 마이너로 내려가면 윤석민의 케이스에서 보듯 빅리그로 돌아오기가 결코 쉽지 않다. 시범경기에서 워낙 부정적인 인상을 남긴 탓에 마이너에서 아무리 잘해도 빅리그 승격이 쉽지 않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더구나 혼자만 잘 한다고 돌아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빈자리가 생겨야만 한다. 더구나 윤석민 케이스처럼 마이너행 거부권이 오히려 빅리그행을 가로막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마이너리그라고 성공 가능성이 빅리그보다 높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낯선 환경과 처지에서 오히려 더 고전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빅리그 복귀는 더욱 요원해진다. 한마디로 김현수는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진퇴양난의 처지에 놓여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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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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