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노래, 춤만큼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배우 이호원(25)이 살아 있는 증거다.
2010년 데뷔한 7년차 인기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의 ‘호야'로 더 유명하다. 춤을 잘 추는 멤버이자 래퍼인데, 노래도 잘 하는 재주꾼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갑자기 오디션을 보게 돼서" 시작한 연기가 이렇게 재밌을 줄 몰랐다.
“평생 춤이랑 노래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연기를 하게 되니 그만큼 재밌는 게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를 발견한 느낌이었죠. 앞으로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신드롬을 일으킨 ‘응답하라 1997' 속 ‘강준희'를 시작으로, ‘가면'에서 배우 수애의 남동생 ‘변지혁'을 거쳐 겨우 세 번째 작품 만에 영화 하나를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이끄는 주연배우가 됐다.
최근 개봉한 영화 ‘히야'는 2014년에 찍었다. ‘응답하라 1997'을 마치고 2년 정도 지났을 시점, 무려 “연기가 고팠다"고까지 느꼈다.
“연기가 너무 하고 싶었어요. 물론 멤버들과 팀을 하고 있지만, 무대 위에 올라가면 동작을 하고 목소리를 내는 건 결국 저 혼자란 말이죠. 연기는 좀 달라요. 좀 더, 더 다른 사람과의 호흡이 많이 필요했고 그런 부분에서 흥미를 느꼈어요. 다른 사람과 뭔가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재미를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영화에서 이호원은 아이돌 가수를 꿈꾸는 ‘이진호'를 연기했다. 상처 가득한 가족과의 관계를 극복하고 성장하며 꿈을 향해 나아가는 캐릭터다. 따뜻하고 유쾌한 가족 영화이자 ‘인피니트'가 되기까지 이호원의 이야기를 비추는 기록이기도 하다.
“제가 부산 사람인데, 영화 배경은 대구에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 사투리 연습도 하고 춤, 노래, 랩도 많이 준비했고요. 랩을 웃기게 해야 해서 직접 만들고 연습하면서 되게 고생을 했죠. 사실 VIP시사회 때 그 부분에서 사람들이 웃는지 숨죽이고 있었어요.
"영화는 ‘이진호'가 아이돌 그룹 ‘로드킹'의 멤버가 되면서 행복하게 끝이 난다. 배우로서, 가수로서 충분히 입지를 다진 이호원의 이야기 역시 ‘그리고 이호원은 행복했습니다'하고 끝날 것 같은 전개지만, 그의 좌절과 이를 넘어서기 위한 분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콘서트 무대를 앞두고는 한 달 전부터 악몽을 꾼다. 무대에 벌거벗고 서 있기도 하고, 춤을 추다가 실수하기도 하는 아찔한 꿈에서 깬 뒤 향하는 곳은 연습실이다.
“지금도 여전히 힘든 부분이 있고, 뭔가 하려고 하는데 안 되는 건 늘 있어서요. 겁은 나지만 그래서 더 많이 준비해요. 겁이 없어질 때까지. 완벽하게 준비가 딱 되면, 그때부터 악몽을 안 꾸더라고요."
그 분투의 증거를 남기기 위해 유튜브에 ‘리얼 호야'라는 채널을 만들었다. 지난해 가을부터 소속사의 도움 없이 직접 찍고 만든 영상을 올린다.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언젠가 준비할 솔로 앨범을 예고하기 위함이다.
“사람들은 TV에 안 나오면 안 바쁜 줄 아는데 혼자서 되게 바쁘죠. 제 목소리를 들려 드리고 싶어서 방법을 찾았고, 제약 없이 제가 하고 싶은 노래를 할 수 있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28일에는 자신의 생일을 맞아 축하해 주는 팬들에게 전하는 깜짝 선물로 존 레전드의 ‘올 오브 미(All of Me)'를 부르는 영상을 올렸다. 노래 제목도 그의 마음을 담은 ‘나의 전부'다.
“너무 축하를 받기만 하는 게 죄송해서 선물을 드리려고 해요.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고, 앞으로도 많은 일이 있겠지만 그때마다 믿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조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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