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학년인 딸은 한류 매니아이다. 한국영화가 개봉될 때마다 나를 졸라 영화관에 가곤했는데, 지난번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신 이용수 할머니를 성당에서 만나 뵙고는 ‘귀향’을 꼭 봐야겠다며 개봉날짜를 손꼽아 기다렸다. 며칠 전 드디어 온 식구가 영화관에 갔다.
영화관은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쿠퍼티노 지역이었음에도 관객이 우리 식구를 포함하여 13명 남짓했고 그마저 타민족이 포함되어 있었다. 한인들의 호응도가 저조함에 가슴이 아팠다.
20여년 전, 한국에서 정신대 대책협의회가 결성되면서 위안부 문제를 개인적인 수치로 감출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 더 나아가 역사적이고 국제적인 인권 문제로 다루자고 할 때, 우리 어머니가 바로 그 세대였다. 그리고 나는 바로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면서 간접적 성폭력의 피해의식으로 오랫동안 힘들어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귀향’은 주인공인 14살 소녀 정민이 바로 14살인 내 딸과 동일시되면서 가슴이 찢어지고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이 온몸에 스며들어 일종의 ‘트라우마’로 각인되었다. 영화에 온몸과 영혼이 몰입되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주인공과 하나 되었던 시간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위안부 문제는 우리 2세들에게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시키기 어렵다. ‘귀향’을 2세들에게 보여주어 일본의 만행이 지속되고 있음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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