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저녁 열린 제33대 LA 한인회장 취임식은 이전의 한인회 공식 출범행사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열렸다. 일단 행사장이 호텔 연회장이 아닌 LA 한인회관 회의실이었고, 저녁식사도 간단한 다과로 대체됐다.
로라 전 신임 한인회장은 “꼭 비용절약 차원이 아니라 그냥 간소하게 하자는 취지”라며 “미국에서 자라서인지 회장 취임식을 꼭 크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LA 한인회관 회의실은 200여명이 참석한 탓에 발 디딜 틈 없이 붐벼 참석 하객들이 좀 불편할 듯도 했지만, ‘한인회관 취임식’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은 1.5세대인 로라 전(56) 한인회장이 이끄는 한인회가 어떤 모습일 지를 어느 정도 상징적으로 보여준 행사였다.
33대 LA 한인회 출범과 함께 한인회 역사상 세 번째 여성 회장이자 첫 1.5세 한인회장인 전 회장의 리더십은 그간 1세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한인회와는 다른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실제로 전 회장은 당선과 동시에 처음으로 이사진을 공개 모집한데 이어 26세 이사를 발탁하는 등 한인회를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한 과감한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취임식과 함께 발표된 33대 이사진 명단을 살펴봐도 에밀 맥 LA시 소방국 전 부국장, 스티브 강 KAC 사무차장, 스테판 박 LA 카운티 보건국 매니저 등 미 주류사회와의 가교 역할을 확실히 할 수 있는 인사들과 20~30대 젊은 층이 대거 영입됐음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로라 전 회장은 “이사회를 다양하게 구성했다”며 “세대교체와 변화는 한 순간에 올 수 없다. 시간이 걸리고 불편하더라도 변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차세대 중심으로 새로운 실험에 나선 ‘로라 전 호’가 순탄한 항해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많다. 한인 1세대를 아우르는 세대 간 소통이 큰 과제인 데다가 한미동포재단 정상화 문제, 한인 정치력 신장을 위한 활동, 한인회 운영기금 확보 등 해결해야 할 현안들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안 해결에는 단순히 젊은 세대의 참신성과 효율을 중시하는 실용주의만으로는 풀 수 없는 상당한 정치력과 포용력을 발휘해야 하는 능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특히 2년 넘게 법적 공방을 벌여온 동포재단 정상화 문제는 로라 전 회장의 2년간 한인회 운영의 성공 여부를 가름할 시험대가 될 것이다.
새로 출범한 LA 한인회가 기존 한인회의 한계와 구태를 극복하고 정말 한인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한인회가 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실험이 표류하면서 결국 실패한 한인회로 평가될 것인지가 로라 전 회장의 어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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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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