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국 상하이•항저우에 있는 대학에 한 달간 강의를 하러 다녀왔다. 9년 만에 가는 중국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지난 방문을 생각하며 대학의 캠퍼스를 들어서니 9년전의 베이징 대학에서 본 수백명의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며 등교하는 모습 대신 수백명의 학생들이 전기오토바이를 타고 등교하는 모습이 그동안 발전한 중국을 상징하는 것일 줄이야.
강의가 없는 주말을 맞아 중국 송나라 시대의 수도였던 항저우에서 상하이로 세계에서 제일 빠르다는 고속철을 타고 가니 중간에 다섯 곳을 들르고도 한시간 만에 도착하였다. 항저우에서 고속철을 탈 때 거쳤던 비행장과 같은 보안 검색을 뒤로 하고 도착한 상하이의 지하철은 매번 탈 때마다 짐을 보안 검색대에 맡기고 몸을 검색대에 맡겨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상하이 시내로 들어서니 뉴욕 시내 번화가와 별 다른 점이 없었다. 제일 좋은 곳에는 애플 스토어가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옆으로 세계적인 의류편의점 자라, 유니클로, 포에버 21, H&M 등이 눈에 띄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펫을 넘어서 이제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넘어 세계 최고 부자를 넘보는 스페인의 아만시오 오르테가의 자라는 종주국 스페인을 제와하고는 중국에 매장이 가장 많아 200개를 바라본다니 미국의 2배가 넘는 숫자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많은 자라의 제품들이 중국에서 만들어지지만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은 스페인 본사로 들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화의 물결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중국에 놀라면서도 한국인이 만든 포에버21 또한 좋은 위치에 많이 있는 점은 필자를 뿌듯하게 하였다.
상하이 번화가의 동쪽 끝 뉴욕의 호보켄에 비유되는 번이라는 곳에서 바라보는 상하이의 푸동지역은 호보켄에서 바라보는 뉴욕 맨하탄과 견주어 손색없는 장관이었다. 세계 최고의 두바이 버즈 칼리파 다음으로 높은 상하이 타워를 위시하여 두바이와 달리 그러한 고층빌딩들이 여럿 있는 점은 맨하탄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주는 장관이었다. 풍경의 장관에 놀라움을 지나 발전 속도에 두려움마저 느끼게 중에 위안을 받는 것은 커다란 빌딩 숲의 높은 빌딩 중에서 한국 이름의 높은 빌딩이 눈에 크게 띄는 점이었다. 필자에게 이상했던 점은 한국계 빌딩은 있는데 일본계 이름의 빌딩은 볼 수 없다는 점도 있었다.
중국 학생, 교수들과 이야기해 본 결과, 중국 사람들이 아직도 일본에게는 상당한 거부감이 있는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마치 같은 형제 같은 친근감을 갖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래서 길거리에서도 유명 드라마 별그대의 배우 김수현, 대장금의 배우 이영애 등의 광고 사진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필자가 중국 교수의 초대로 간 한국식 갈비구이집 근처에는 유명인 강호동의 커다란 사진도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이유 중의 하나가 중국인들이 한국과 일본의 문화가 중국에서 많이 건너갔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은 그것을 인정하는데 반해 일본인들은 자기네 문화는 중국에서 온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자기네 자체적이라고 하는데서 온다고 하는 점은 조금은 씁쓸함을 남겼다.
상하이의 호보켄에서 강을 건너 바라보는 푸동의 모습은 27개의 다리로 강남과 강북을 연결한 서울이 아니라 워싱톤 다리 하나와 터널들로 뉴저지와 맨하탄을 연결하고 있는 뉴욕을 연상케 하였다. 지하철로 푸동으로 건너가니 맨하탄 센트럴 파크를 흉내낸 듯한 이름의 센트럴 파크는 조금은 미소를 짓게 하는 이름이었다. 거기서 푸동 공항까지는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에 하나 밖에 없고 가장 빠르다는 자기 부상 열차를 타 보았고, 필자가 방문중 미국 밖에는 프랑스, 일본, 홍콩밖에 없다는 디즈니랜드가 상하이에 디즈니랜드를 열어 축제 분위기였고 항저우는 수년전 한국에서도 열려 한국 위상을 날렸다는 G20 세계정상회담이 열린다하여 신학년 개학을 회담 뒤로 미루는 등 들떠 있었다.
필자가 며칠 묵었던 호텔의 제일 좋은 파킹 자리를 전기자동차만 세울 수 있게 한 것을 보고 놀랐는데 상하이에는 운전자 없는 자율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지역을 세계 최초로 지정한다고 발표하였다. 놀라운 중국의 발전상을 피부로 느끼며 돌아오는 날 발표된 스마트 폰의 2015년 중국 시장 점유율을 보니 1위가 중국의 샤오미, 2위가 화웨이 3위가 애플, 4위, 5위도 중국의 오포와 비보라는 형제 회사라니 한국의 삼성전자도 밀렸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떠나 중국에 대한 두려움마저 느끼게 하였다.
뉴욕에 돌아와 지난 상반기 투자실적을 보니 금년 상반기에는 돼지고기에 대한 투자가 40%로 최고의 수익을 올렸다 하는데 세계 육류 소비량은 당연히 국민 소득에 비례하는데 중국인들을 보니 한국보다도 삼분의 일인 소득이지만 일인당 육류 소비량은 한국과 비슷한 일인당 일년에 100파운드를 넘어섰다하니 앞으로는 중국의 트렌드를 읽는 것이 투자의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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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래 커네티컷 브리지포트대학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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