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2,000달러를 들고 혈혈단신으로 도미해‘자일랜 신화’의 주인공이 된 스티브 김(66·한국명 김윤종)씨가 한국에서 또 다른‘도전’을 펼치고 있다. 30년간의 미국생활을 접고 지난 2007년 한국으로 돌아가 자신이 설립한 사회복지법인‘꿈·희망·미래 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청소년 장학사업과 교육사업, 강연활동 등을 펼치며 이웃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일을 하는 그가 이번에는 결혼연령대 남녀들의 건전한 만남을 주선하는‘드림데이트’ 사업을 시작한 것. 아메리칸 드림 성취에 이어 ‘행복 전도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김 회장을 지난달 29일 본보 회의실에서 만났다.

- LA 방문 목적은.

▲12년 전 제이미슨 서비스 데이빗 이 대표와 공동으로 구입한 샌타클라리타 소재 로빈슨랜치 골프클럽의 지분을 모두 인수해 현재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골프장을 둘러보고, 전반전인 사업계획을 점검하기 위해 LA에 왔다.

- 로빈슨랜치 골프클럽이 확 달라졌다고 들었다.

▲그렇다. 36홀로 운영하던 골프장을 18홀로 줄였고, 그린피도 카트를 포함해 주중 30달러, 주말 40달러로 대폭 낮췄다. 파격적인 변신이라고 할 수 있다. 조만간 연습레인지 타석 전체를 솔라 패널로 덮을 계획이며 3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뱅큇 홀도 준비되어 있다. 한인 골퍼들이 부담 없는 비용으로 신나게 골프를 즐겼으면 한다.

-결혼연령대 남녀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는데.

▲많은 결혼 적령기 청년들이 마땅한 배우자를 만나지 못해 ‘반쪽 행복’만 누리는 현실이 안타까워 ‘드림데이트’ 사업을 벌이게 됐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라 사업내용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LA를 비롯한 미주지역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드림데이트에는 한국에 거주하는 미혼남녀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온라인 사이트(www.dreamdate.co.kr)를 통해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평생회비는 10만원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회원들을 위한 파티가 열린다.

-한국에서 강연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한국 곳곳을 돌며 1년에 120회 정도 강연을 한다. 청소년, 대학생, 기업인, 군인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에게 행복 메시지를 전하려고 노력한다. 딱딱한 강연은 재미없기 때문에 대상자에 적합한 에피소드나 유머를 준비한 뒤 강연장에 나간다. 한국에 살면서 사람들이 ‘소통’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소통을 강조하는 편이다.

-‘아시아의 빌 게이츠’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1976년 도미한 후 1984년에 광역통신망 장비 업체 ‘파이버먹스’를 설립, 6년 뒤 회사를 5,400만달러에 팔았다. 그 후 1993년에 자일랜을 창업했고 나스닥 상장 후인 1999년 프랑스 알카텔사에 20억달러에 회사를 매각했다. 미국에 오기 전에도 어렵게 살았고, 미국에 와서도 고생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홈런을 두 번 쳤고, 돈이 따라오더라. 하지만 어느 순간 미국에서 소수계의 한계를 느껴 삶이 무료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가 의미 있는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매년 300만달러 정도를 나눔 활동과 각종 사회복지 사업에 쓴다.

- 앞으로의 계획은.

▲돈 버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차세대들에게 더 좋은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드림데이트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이 단기적 목표이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