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 참전미군용사 18명 이야기 엮은 ‘한국전쟁의 영웅들 1950’
▶ 한경림 할머니 자비로 책 발간

자비를 들여 영문판 ‘한국전쟁의 영웅들 1950’을 출간한 한경림 할머니가 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18명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출간됐다. 여든이 넘은 한 한인 할머니의 포기할 줄 모르는 집념이 이루어낸 결실이었다.
산타클라라 거주 한경림(81) 할머니가 작년 10월 첫 번째 미군 용사와 책을 만들기 위한 인터뷰를 가진 이래 9개월 만이다. 하지만 이같은 내용의 책을 쓰자는 생각은 수년전 부터였다.
책 제목은 ‘한국전쟁의 영웅들 1950(The Korean War Heroes 1950)'이다. 이 안에는 18명의 미군 참전용사들이 한국전쟁에서 겪은 생과사가 들어있다.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이들의 이야기들이 페이지에 가득하다. 또한, 한 할머니가 왜 이 책을 제작하게 됐는지도 실려 있다.
한 할머니는 “당시 한국전에 참전한 미군의 나이는 18-21세 불과한 새파란 청년들이었다”며 “지금은 83-95세의 고령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조금 더 흐른 다음에는 이분들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게 될 거고 이런 아비규환의 전쟁실화들도 함께 사라지게 되는 게 안타까웠다”면서 “이 책이 세상에 나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서 당시의 고통과 전쟁의 참상을 알길 바랬다”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책의 주인공들을 찾기 위해 한 할머니는 실리콘밸리 지역의 유력 일간지 머큐리 뉴스에 올 1월 20일부터 지난 4월 20일까지 한 달에 8번, 총 32번에 걸쳐 “당신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이십니까? 만약 그렇다면 우린 여러분의 이야기(경험담)를 듣고 싶습니다.”(Are you a War Veteran of Korean War? If so, We would love to hear your story)라는 내용의 광고를 실었다.
순전히 자비를 들여 미군 참전용사를 찾는 광고를 냈고, 연락이 온 참전용사들과 스토리를 엮는 작업을 했다.
이 와중에 또 기록 등 산재해 있는 많은 일들을 혼자 감당할 수 없어 또 다시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이들의 한국전 경험담을 적어줄 파트타임 직원을 구했다. 이러한 땀과 노력 끝에 책이 나오게 됐다.
현재 인쇄소에 맡겨 500권을 제작해 100권을 찾았다. 잔혹했던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놓였던 당시 15세 소녀가 66년이란 세월이 지나 출간한 책이다. 한 할머니는 “총 4,500달러에 달하는 인쇄비의 일부를 주고 100권을 찾아 무료로 배포하고 나머지 400권은 판매하려고 한다”며 “아직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400권은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권에 18달러씩, 무료 배포 100권을 제외한 400권을 판매해도 다 팔린다는 전제하에 총 수익은 7,200달러이다. 하지만 한 할머니가 신문광고와 파트타임직원, 인쇄비 등에 들어간 비용은 1만달러가 넘는다.
다 판다고 해도 손해다. 이에 대해 한 할머니는 “비즈니스도 이윤을 남기겠다는 영리목적도, 유명해지고 싶은 건 더더욱 아니다”라며 “넉넉지는 않은 생활이지만 하고 싶은 일에 봉사했고, 그 일을 이뤘다. 그걸로 됐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같은 민족, 이웃, 형제, 가족끼리 총부리를 겨누어야했던 끔찍했던 전쟁. 아직 끝나지도 않은 전쟁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지고 묻혀지고 있어요. 그러면 안 됩니다. 한국전쟁의 참상은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출판기념회는 오는 8월 하순경이나 9월초 쯤 있을 예정이다.
한경림 할머니의 책 출간과 관련 도움주고 싶은 한인은 (408)712-6933으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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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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