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랙서 넘어진 햄블린 “이기는 것 외에도 소중한 것이 있다”

다고스티노(왼쪽)가 일어서는 것을 도와주는 햄블린(오른쪽)
4년간 준비한 올림픽의 꿈이 물거품이 된 순간에 스포츠정신이 꽃을 피웠다.
15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육상 5,000m 예선에서 니키 햄블린(뉴질랜드)이 악몽 같은 불운을 겪었다.
결승점까지 3분의 1가량을 남겨놓고 선수들이 한 무더기로 달리는 상황에서 갑자기 균형을 잃고 트랙 위에 넘어졌다. 뒤쪽에서 가한 충격 때문이었다.
햄블린 바로 뒤에서 뛰던 애비 다고스티노(미국)가 넘어지면서 햄블린을 건드린 게 충격의 원인이었다.
햄블린은 처음에 왜 넘어졌는지도 몰랐다.
다만, 트랙에서 망연자실했을 때 다고스티노가 손을 얹고 말했다.
"일어나. 결승점까지 뛰어야지"
다고스티노는 이번 경기에서 처음 만난 사이다. 경기 당일에도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 관계인데도 다고스티노의 말은 격려로 작용해 곧바로 일어설 수 있었다.
정작 다고스티노는 계속 달릴 수 없었다. 넘어질 때 무릎을 심하게 다친 탓이다.
이번에는 햄블린이 다고스티노에게 힘이 됐다.
햄블린은 다고스티노가 일어나는 것을 도운 뒤 스스로 달릴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줬다.
그리고 결승점을 통과한 두 선수는 뜨겁게 포옹했다.
햄블린의 기록은 16분43초61, 다고스티노의 기록은 17분10초02였다. 개인기록에는 한참 떨어지는 결과다.
그런데도 경기감독관인 패널들은 두 선수에게 결승진출 기회를 제공했다. 넘어진 원인이 고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고스티노는 무릎 부상이 심해 결승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햄블린은 "모든 사람이 메달과 우승을 원하지만, 이기는 것 외에도 소중한 것이 있다"라며 "20년 후에 사람들이 리우올림픽을 물어본다면 다고스티노와 함께 겪은 일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감격스러워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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