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대찌개·된장찌개·제육볶음 ‘척척’, 과일도 직접 골라 구입

<올림픽> 경기 지켜보는 박세리 감독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골프 코스(파71·6천245야드)에서 시작된 여자 골프에서 박세리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어제는 된장찌개하고 제육볶음이요."
'한국 골프의 선구자' 박세리(39·하나금융그룹) 감독이 '엄마 리더십'으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 여자골프 국가대표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한국 골프는 '박세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박세리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특히 1998년 5월 LPGA 챔피언십, 7월 US여자오픈 등 메이저 대회를 연달아 제패하며 이전까지 '그들만의 스포츠'였던 골프를 국내에서 단숨에 '인기 스포츠' 반열에 올려놨다.
또 이때 박세리 감독의 활약상에 감명받은 소녀들이 어릴 때부터 골프채를 잡으면서 '박세리 키즈' 세대가 형성돼 지금의 한국 여자골프의 토대가 마련되기도 했다.
워낙 큰 존재감 때문에 박세리에게는 특유의 카리스마가 자연스럽게 생겼다.
후배 선수들이 입을 모아 '존경하는 선수'라고 꼽지만 쉽게 다가가기는 또 그만큼 어려운 존재인 셈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올림픽 감독을 맡은 그는 '엄마 리더십'을 발휘하며 후배들 배려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11일 브라질에 입국한 박세리 감독은 숙소에서 선수들에게 부대찌개를 한 번 끓여주며 요리 솜씨를 발휘하기 시작했고, 경기 전날인 16일 저녁에는 된장찌개와 제육볶음으로 선수들의 입맛을 돋우게 했다.
대표팀 숙소를 같이 쓰는 한 관계자는 "박 감독이 직접 마켓에 가서 과일까지 직접 고른다"며 "선수들의 먹거리와 잠자리 등 환경이 편하게 느껴져야 경기력 발휘가 수월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국 여자골프 대표팀의 김세영(왼쪽부터), 박인비, 박세리 감독, 양희영, 전인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1라운드가 열린 16일에는 선수 4명의 경기 시작 시간이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로 다양했기 때문에 4명이 모두 아침 식사를 경기 시간에 맞춰 제때 하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13일 브라질에 입국한 전인지는 선수촌에서 이틀을 보낸 뒤 대한골프협회가 마련한 숙소로 이동했다.
그는 "박세리 감독님이 신경을 워낙 잘 써주시고 음식도 너무 맛있게 해주신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대표팀 막내인 전인지는 15일 인터뷰에서는 "엄마보다 더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러면 감독님이 '결혼해야 한다'고 하실까 봐 말을 아끼겠다"고 말해 주위를 한바탕 웃기기도 했다.
아직 미혼인 박세리 감독에게 너무 '엄마 리더십' 이미지가 강해지면 결혼하는 데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김세영은 반대로 골프협회 숙소에서 머물다가 이틀 전부터 아버지와 함께 지내고 있다.
김세영은 1라운드를 마친 뒤 "아버지가 음식을 만들어주신다"며 "그리워요, 박 감독님"이라고 말해 또 한 번 주위를 웃겼다.
이에 취재진이 "(박세리 감독으로부터 그렇게 말하라고) 교육받은 것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지만 그만큼 박세리 감독의 '엄마 리더십'이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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