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금메달보다 여기서 딴 금메달이 더 의미 있고 뜻깊어요."태권도 대표팀 맏형 차동민(30·한국가스공사)이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고 감격에 겨워 남긴 첫 소감이다.

차동민은 20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80㎏초과급 동메달결정전에서 드미트리 쇼킨(우즈베키스탄)을 연장 접전 끝에 4-3으로 물리쳤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했던 차동민이다. 2012년 런던 대회 때는 8강에서 탈락했다.

차동민에게 국민적 관심이 쏠린 가장 큰 이유는 그의 발차기에 대한민국의 '10-10'(금 10개 이상-종합 10위 이내)의 달성 여부가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태권도 경기 전까지 한국 선수단은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8개를 따냈다.

차동민이 8강전에서 역전패해 패자부활전으로 밀리면서 한국 선수단의 '10--10' 목표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그는 "대한민국이 '10-10'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선수단에 동메달 하나를 추가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며 감격해 했다.

차동민은 8년 전 금메달보다 이번 동메달이 더 값진 이유를 설명하면서 박종만 감독을 언급했다.

그는 "감독님한테 선물해드릴 게 성적밖에 없는데 런던에서 못 따서 결국 여기까지 같이 왔다"며 "금메달은 아니지만, 동메달을 감독님께 드릴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차동민이 동메달을 챙겨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태권도 대표 5명은 모두 메달을 갖고 돌아간다.

차동민은 "리우가 우리나라에서 지구 반대편이어서 더 힘들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모든 선수가 메달을 걸어갈 수 있게 됐다"며 "맏형으로서 제 몫은 못했지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권도가 재미없다는 논란이 일어 선수들이 남다른 고민을 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우리가 이기기 위한 경기를 하다 보니 상대 선수 스타일에 맞춰서 임했는데 재미없게 보셨다고 하더라"며 "(그런 점을 의식했기 때문인지) 이대훈 선수가 내가 지금까지 훈련 또는 시합하면서 못 본 경기를 이번에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