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도 풍성, 선물도 풍성한 명절엔 방송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다. 방송사마다 각종 파일럿 프로그램과 특집 프로그램으로 볼거리가 풍성해지니까. 이번 명절 역시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었고, 그 중에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MBC에서 선보인 ‘아이돌 요리왕’이다.
200여명의 아이돌을 대상으로 예선과 본선, 결선을 거치며 요리왕을 뽑는 것이 콘셉트로, 먹방 열풍과 아이돌을 절묘하게 조합한 콘셉트가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아이돌 요리왕’에는 몇 가지 흥미를 끄는 포인트가 있었다.
첫째, 200여명의 아이돌 출연자, 그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끈다는 점. 둘째, 노래와 춤에만 익숙할 것 같은 아이돌이 요리를 한다? 과연 그 실력은 어떨까, 하는 점. 셋째, 요리에 대한 기대감. 넷째, 요리왕을 뽑는‘대결’ 자체의 긴장감. 즉, ‘아이돌 요리왕’은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만한 몇 가지 관전포인트를 가진 셈이다. 예상처럼 시청률 7.2%를 거치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였다.
달걀로 지단 또는 수란 둘 중의 하나를 만드는 간단한 예선이었지만, 요리를 별로 잘 하지 않아도 아이돌 특유의 발랄함과 유쾌함만으로도 예선전은 보는 재미가 충분했다. 그렇게 뽑힌 여덟 명의 아이돌이 본선으로 진출하고, 최종 결선에 세 명이 진출을 하였다.
본선에 진출한 아이돌은 웬만한 사람들보다 더 뛰어난 요리실력을 보여줬다. 늘 해먹는 뻔한 요리가 아닌 아이디어를 감미한 그들의 요리는 비록 맛을 보진 못해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결선에 오른 아이돌들은 평상시 감히(?) 시도해보지 못할 만큼 프로다운 솜씨를 발휘했다. 아이돌의 의외의 모습들을 평가해 볼 때, 아이돌 요리왕을 뽑는 콘셉트는 명절 특집에 꼭 맞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아쉬웠던 점은 편집이다.‘요리왕’이라는 콘셉트에 가장 중요한 점이 뭔가. 바로‘요리’와‘대결’이다. 요리 프로그램의 매력은 맛있어 보인다, 먹고 싶다, 하는 자극을 주는 것이 포인트인데, 여기선 요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요리에 대한 맛깔스러움이 화면으로 자세히 드러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요리’를 살리는데(?) 불친절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녹화 순서 그대로 보여주면서, 예선도, 본선도, 결선도 그 어떤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들이 비록 셰프는 아니어도 ‘대결’이라는 설정을 내세운 만큼 과연 누가 이길지, 우승할지에 대한 긴장감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이돌 요리왕’은 요리 과정, 심사평, 결과 발표라는 평이한 순서대로 편집을 하면서 ‘요리왕’ 대결에 그 어떤 궁금증도 유발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누가 우승을 하든 전혀 상관이 없을 정도로 말이다. 게다가 효과나 배경음악조차 부족하여 방송이 전반적으로 밋밋하게 느껴졌다. 이렇게 아쉬운 점을 지적하는 건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포기하면 말 할 필요가 없으니까.
‘아이돌 요리왕’은 매년 명절마다 찾아오는 프로그램의 가능성이 충분히 보이지 않는가. 이미도 MBC의 효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아육대’가 매번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우려와 염려로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아이돌 요리왕’처럼 유쾌한 볼꺼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요리와 긴장감을 더 다듬는다면 매년 명절마다 찾아오는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일취월장한 ‘아이돌 요리왕’, 다음 명절에 기대해 본다. ‘아이돌 요리왕’ 매년 명절 특집의 가능성이 보이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3개)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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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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